【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현대무벡스가 로봇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스마트 물류 시대를 연다. 무인이송로봇(AGV)부터 자율이동로봇(AMR), 무인 지게차, 갠트리 로봇(피킹·이송 직교로봇), 딜리버리 로봇까지 하드웨어 설계·생산 역량과 AI·소프트웨어를 융합해 스마트 물류 솔루션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무벡스는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 중인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에서 자율주행 로봇과 자동화 설비·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결합한 미래 물류센터의 모습을 제시하며 물류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드러냈다.
현대무벡스 부스에서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AMR의 ‘군집 퍼레이드’다. 여러 대의 AMR이 대열을 이뤄 부딪히지 않고 이동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AMR은 센서와 AI 알고리즘을 통해 스스로 장애물을 회피하고 경로를 재설정한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AGV는 정해진 경로로만 움직이지만, AMR은 장애물을 스스로 회피하며 물류센터 내 복잡한 환경에서도 변수에 즉각 대응한다”며 “군집 제어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퍼레이드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부스 중앙에는 현대무벡스가 자체 개발한 물류 자동화 설비들이 미니어처 형태로 전시됐다. 무인 지게차, 차세대 스태커크레인(SRM), AGV, AMR, 갠트리 로봇 등 핵심 장비들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대형 설비를 축소 모형으로 제작해 물류센터의 자동화 방식을 직관적으로 제시하는 구조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택배, 제약·바이오, 제조, 이커머스 등 산업 분야마다 물류 자동화에 필요한 설비와 설계가 달라진다”며 “어떤 장비를 조합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 미니어처를 통해 직관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한편의 저상형 AGV와 4방향 팔레트 셔틀도 참관객의 관심을 모았다. 저상형 AGV는 바닥 면에 밀착해 팔레트와 대차 아래로 들어가 화물을 옮긴다. 자체 개발한 AGV 알고리즘을 적용해 물류센터의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단순히 지정된 경로를 오가는 수준을 넘어 라이다·카메라 등으로 스스로 위치를 추정해 관제센터와 연결한다.
4방향 팔레트 셔틀은 레일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화물을 운반하는 설비다. 앞뒤와 좌우로 움직이고 위아래로는 리프트를 타고 이동한다. 셔틀이 움직이는 얇은 공간 외의 모든 부분을 적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최근 물류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술이다.
물류 로봇들은 자체 개발한 관제 소프트웨어로 관리한다. 수십 대에 이르는 AGV의 현재 위치를 파악해 과도한 트래픽을 예방하고 최단 거리로 유도한다. AGV가 수행하는 작업도 실시간으로 교체하며 물동량을 끌어올린다. 현장에서는 실제 미국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 공정에서 움직이는 AGV 관제 화면을 시연했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관제 기능 외에도 운용과 유지보수에 필요한 데이터와 정보들을 화면에 표시해 효율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현대무벡스는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소프트웨어 설계 능력을 동시에 갖춰 스마트 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국산 저가 AGV·AMR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로봇 설계·제어·센서 융합·운영 소프트웨어를 직접 설계하고 만드는 점은 차별적 경쟁력이 된다. 품질이나 현장 대응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수주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무벡스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현대그룹 내에서 성장을 견인하는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3년 이차전지 물류 솔루션 사업 진출 이후 캐나다·북미 등지에서 대형 수주가 이어졌고, 지난해에는 국내 제조기업으로부터 각각 416억원, 635억원 규모의 중앙물류센터(CDC) 자동화 수주에 연달아 성공했다.
현대무벡스 성장의 이면에는 미래 산업의 흐름을 예측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 회장은 2017년 그룹의 IT 서비스를 담당하던 현대U&I와 현대무벡스를 합병해 스마트 물류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현대그룹은 주력 계열사였던 현대상선(현 HMM)을 떠나보내며 미래가 불투명하던 시기였다.
현대무벡스의 AI·로봇 역량 고도화는 기술 혁신을 중시하는 현 회장의 경영 전략과 맞닿아 있다. 2019년 청라R&D센터를 출범하고 단기간 내 다양한 물류 로봇 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자동화 솔루션을 진화시켰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자동 창고 시스템(AS/RS)에 다양한 물류 로봇이 추가되며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회사 이미지를 첨단 로봇·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며 주가도 뛰어올랐다. 6개월 전 9000원대였던 현대무벡스 주가는 5일 기준 3만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무벡스는 자체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고도화하며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고객사의 공정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자동화 설계와 운영 최적화 소프트웨어를 통합 서비스로 제공한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창고 시스템부터 물류 이송까지 다양한 자동화 설비를 자체 개발했고, 소프트웨어도 내재화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해 두고 고객사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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