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정부가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내 석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자 6일부터 석유 유통시장에 대한 특별점검에 돌입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관리원을 앞세워 월 2천회 이상 암행 단속을 벌이고, 공정거래위원회·재정경제부·국세청 등과 함께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꾸려 불법 유통과 불공정 거래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5일 서울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석유 수급 및 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정유사·주유소 업계와 석유 가격 동향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공정위·재경부 등 관계부처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SK인천석유화학 등 주요 정유사, 대한석유협회·한국주유소협회 등 유관기관이 참석했다.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일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1.4달러로, 전일(77.7달러)보다 4.7% 급등했다. 국내 유가도 연일 뛰고 있다. 4일 기준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전일보다 54원 오른 리터당 1천777.52원, 경유는 94원 급등한 1천728.85원을 기록했다.
산업부는 이 같은 급등세가 서민 부담과 물가 상승 압력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보고,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갑자기 오른 석유 가격에 대해 국민의 걱정이 크다”며 “정유사와 석유 유통업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격 인상 자제 요청과 함께 강도 높은 현장 점검에 나선다. 산업부는 석유관리원을 통해 6일부터 불법 석유유통 ‘위험군’ 주유소를 대상으로 특별기획검사를 실시한다. 수급 상황과 판매량이 맞지 않거나, 과다·과소 거래 정황이 포착된 곳, 소비자 민원이 빈번한 곳 등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집중 점검한다.
단속은 비노출 검사 차량을 활용한 암행 방식으로 진행되며, 월 2천회 이상 실시될 예정이다. 야간·휴일 등 취약 시간대 점검도 병행해 단속의 사각지대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등유 불법 판매 등 유통·품질 검사도 강화해 석유제품 매점·판매 기피, 유통기준에 맞지 않는 석유 혼합 판매 등 불법 행위를 적발하면 강력 조치할 계획이다.
범정부 차원의 공조 체계도 가동된다. 산업부와 공정위, 재경부, 국세청 등은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구성해 가짜 석유 판매, 매점매석, 담합 등 불공정 거래를 특별 점검하고 석유 유통시장을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가격 급등 국면에서 시장 교란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한 원료 수급 대책도 논의됐다.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의 경우, 우리나라 수입 물량의 54%가 호르무즈 해협 항로에 의존하고 있어,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수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부는 정유사와 석유화학 업계 간 구체적인 협업 방안을 논의하고, 국내 납사 재고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수급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양 실장은 “국민의 불안을 이익의 수단으로 삼는 불법 유통 및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며 “중동 지역의 불안이 국내 석유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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