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너무 길어 어제는 포기했다"…기름값 급등에 주유소 구름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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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너무 길어 어제는 포기했다"…기름값 급등에 주유소 구름인파

르데스크 2026-03-05 16:00: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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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기름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조금이라도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미리 주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서울 최저가 주유소' 정보를 공유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운전자들은 가격이 저렴한 주유소를 찾기 위해 장거리 이동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발생한 2월 28일 이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그간 1690원대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달 들어 1760원대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상태다. 이날 서울 지역 휘발유 리터당 평균 가격은 1822.85원 전날보다 40.38원 올랐다.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대를 넘어선 건 지난해 12월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 최근 10일 간 유가 추이.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기름값이 빠르게 오르자 소비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서울에서 L당 휘발유 가격이 가장 저렴한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에 주유소에는 주유를 하기 위한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현장에는 주유를 기다리는 차량이 도로 가장자리까지 이어졌고 주유기마다 운전자들이 가득 찬 모습이었다.


박태환 씨(41·남)는 "어제 저녁에 퇴근길에 주유를 하러 나왔다가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다"며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차를 가지고 출퇴근하다 보니 한 달에 평균 4번 정도 주유를 하는데 아직 기름이 다 떨어지진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곳에서 가득 주유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소유정 씨(38·여)는 "이사한 뒤에 아기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집에서 애매한 거리라 남편이 매일 아침 출근길에 데려다 주고 있는 상황인데 외벌이 상태라 기름 값이 너무 비싸지면 부담스러워지다 보니 차를 두고 간 날 주유하려고 나왔다"며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 당분간은 주말에 집 근처에서 돌아다니려고 한다"고 말했다.


통상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국제유가 변동 이후 약 2주가량 시차를 두고 반영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제유가 추가 상승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선제 주유 움직임이 겹치면서 체감 가격 상승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 국제유가 추가 상승을 우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가격에 주유를 하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에서 가장 저렴한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모습. ⓒ르데스크

 

이 주유소 관계자는 "보통 서울 외곽 지역 주유소들이 먼저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큰 도심 지역 주유소들도 뒤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 대부분 주유소는 확보한 물량이 소진되면 새로 들여오는 물량은 현 시세에 맞춰 판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 여파로 기름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평소보다 손님이 확실히 늘었다"며 "인근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들르거나 퇴근길에 맞춰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서 최근 며칠 사이 체감상 평소보다 더 바빴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계속해서 기름값이 오르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서울 최저가 주유소 지도', '오늘 기준 저렴한 곳 인증'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20~30분 이상을 이동해 주유를 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이른바 사재기성 가득 주유가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이미 예고된 상황에서 가격이 추가로 오르기 직전에 주유를 할 경우 리터당 수십원 수준의 인상분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일정 부분 절감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결국 국제유가와 환율, 세금 구조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고유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다음 주유 시점에는 다시 오른 가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한 뒤 조정을 받을 경우에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미리 많이 구매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재기성 주유는 단기적인 대응 전략이 될 수 있지만 국제 정세와 유가 흐름이라는 구조적 변수 앞에서는 제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기름값 상승 문제의 핵심은 실제 공급 부족이라기보다 '공포 심리'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유가 급등 가능성이 제기될수록 가계와 기업은 연료를 미리 확보하려는 선구매에 나서게 되는데 정유 생산과 수입이 단기간에 크게 늘기 어려운 구조에서는 이러한 수요 집중이 일시적인 품절과 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유가 급등 국면에서는 물리적인 공급 부족 여부 못지않게 과도한 불안 심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시장 안정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쟁과 같은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소비자들은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구매하려는 '선제적 소비 행동'을 보이게 된다"며 "이는 경제적 계산이라기보다 불안 심리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일정 부분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흐름을 바꾸기 어렵고 오히려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 체감을 키울 수 있다"며 "결국 가계 부담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구매 시점을 앞당기는 것보다 사용량 자체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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