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운반선 7척이 해당 지역에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1척에는 한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에 해당하는 약 200만 배럴이 실려 있는 것으로 파악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조선.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에 따르면 이날 열린 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에서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우리 선박 약 40척이 묶여 있으며 이 가운데 원유 관련 선박은 7척이라는 상황이 공유됐다.
김 의원은 이 중 1척이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초대형 원유 운반선으로 국민이 약 3일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그는 국가 석유 소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인 만큼 간담회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량의 약 27%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로 꼽힌다. 해협 전체 폭은 약 55㎞지만 실제 유조선이 통항할 수 있는 구간은 10㎞ 안팎으로 알려졌고 이 구간이 대부분 이란 영해에 걸쳐 있다는 점도 변수로 거론된다.
한국의 중동 원유 의존도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은 전체의 69.1%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원유 수급과 정유업계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동 현안 관련 더불어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에서 김영배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김 의원은 “정부 비축분이 208일치가 있다고는 하지만 현장 요구와 맞물려 보다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스 수요가 집중되는 겨울은 지났지만 보관이 어려운 LNG는 수급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요청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는 단기적인 원유 수급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정부와 민간이 보유한 비축유 규모가 상당해 당장 공급이 끊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정부 비축량 약 7648만 배럴과 민간 비축량 약 7383만 배럴을 합치면 즉시 활용 가능한 물량은 약 1억 5700만 배럴 수준이다. 여기에 향후 3개월 내 추가 확보 가능한 물량인 까지 포함하면 약 208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회원국에 최소 90일분의 비축유 확보를 권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석유 비축 수준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기준 한국의 석유 비축 지속일수는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헝가리, 일본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주유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정부는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공급선 확보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와 함께 동남아·호주·북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에너지 조달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한국석유공사 역시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공사는 최근 석유 수급 위기 대응 회의를 열고 전쟁 등으로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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