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협상? 정면 충돌?···숨 고르는 ‘의협’ vs 가속페달 ‘정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물밑 협상? 정면 충돌?···숨 고르는 ‘의협’ vs 가속페달 ‘정부’

이뉴스투데이 2026-03-05 14:48:44 신고

3줄요약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새 국면에 들어섰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전면 투쟁’을 선언, 내부적으로는 협상 채널을 열어두는 ‘강온 전략’을 택한 모습이다. 반면 정부는 의대 정원 배분과 지역의사제 설계, 공공의대 신설 논의를 동시에 추진하며 속도를 높이는 양상이다. 표면적으로는 충돌 구도가 유지되지만, 실제로는 협상과 정책 추진이 병행되는 복합적 국면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의협 대의원회는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맞서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의료계는 정부의 증원 정책을 ‘의료 붕괴를 초래할 정치적 폭거’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총파업이나 집단휴진 같은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강경한 메시지는 유지하되 실제 행동 수위는 조절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총회 핵심 안건이었던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부결에서도 드러났다.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일부 대의원들은 비대위 체제 전환을 주장했지만, 재적 대의원 125명 가운데 찬성 24표에 그치며 안건이 부결됐다. 집행부 체제를 유지하며 대응 전략을 이어가자는 판단이 우세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대의원이 김택우 의협회장 탄핵을 추진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지만, 결국 조직 분열보다는 집행부 중심의 대응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의협 내부에서는 총파업 등 강경 투쟁을 다시 선택하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도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4년 의정 갈등 이후 의료계 내부 피로도가 누적된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투쟁에 나설 경우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투쟁 선언은 유지하되 실제 전략은 협상과 정책 대응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조정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의협 집행부는 정부와의 공식 협상 채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협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의정협의체 출범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달 중 협의체 구성을 목표로 운영 방식을 협의 중이다. 의협은 이 협의체를 통해 필수의료 및 기피과 보상 체계,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책, 면허취소법 개선 등 의료계가 요구해 온 제도 개선 과제를 협상 의제로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정부는 협의체를 ‘정책 협상 창구’로 보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복지부는 의료계와 필요한 사안에 대해 협의할 수 있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의료 정책 자체를 협상의 대상으로 삼는 구조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협의체의 성격을 두고 양측 인식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셈이다.

정부는 의료 인력 정책을 패키지 형태로 동시에 추진하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각 의과대학으로부터 증원 신청을 받은 뒤 대학별 정원 배분 작업에 착수했다. 동시에 지역 필수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한 지역의사제 시행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역의사 전형 지원 자격을 강화하는 시행령 개정도 추진 중이다. 2027학년도 대입부터는 해당 지역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모두 졸업해야 지원할 수 있도록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도권 학생들의 지방 중고교 진학을 통한 ‘편법 지원’을 막고 실제 지역 출신 인력을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비서울 32개 의대가 정원의 최소 10% 이상을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하도록 하는 방안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에서는 공공의료 인력 양성을 위한 입법도 밀어붙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최근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여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공공의료 인력 양성을 목표로 국립 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하고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대신 공공의료기관에서 15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의협은 이를 두고 전문가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졸속 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공공의대 신설이 지역의사제 정책과 목적이 중복되는 데다 교육·수련 인프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될 경우 의학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공공의료기관 의무복무 규정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장기적인 인력 유지 효과도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투쟁과 협상 외 정책 대응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최근 정책 싱크탱크인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을 출범시키며 정책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섰다. 전공의들이 정책 대상이 아닌 정책 설계 주체로 참여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의협 역시 정책 논의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병행하고 있다. 의협은 ‘의료 전문직업성과 자율규제’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열고 전문가 중심 면허 관리 체계 도입 필요성을 제기할 계획이다. 정부 중심의 행정 규제 구조 대신 전문가 단체가 면허 관리와 윤리 규율에 참여하는 자율규제 모델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현 국면은 의료계와 정부의 전략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단계로 해석된다. 의료계는 투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협상과 정책 대응을 병행하는 신중한 접근을 택한 반면, 정부는 의대 증원과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논의를 동시에 추진하며 의료 인력 정책의 구조 개편을 노리는 모양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이 겉으로는 투쟁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협상과 정책 대응을 병행하는 강온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정부가 의료개혁 속도를 계속 높일 경우 협의 국면으로 갈지, 다시 충돌 국면으로 돌아갈지는 의정협의체 논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의대 정원 배분과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논의를 동시에 밀어붙이면서 정책 추진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상황”이라며 “의료계도 내부 의견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당분간 갈등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