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대출 규제만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의 규제 초점이 비거주 1주택자로 확대되는 움직임이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대출 구조를 정밀 점검하며 규제 수위를 조정하고 있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다주택자 대출(전세대출·이주비·중도금대출 포함) 잔액은 10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대출 대부분은 주요 주택시장 지역인 수도권에 집중됐다. 서울(20조원)과 경기(31조9000억원)를 합한 대출 잔액은 51조9000억원으로 전체 중 절반가량(50.4%)을 차지했다. 대출 구조별로 살펴보면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분할상환 대출은 95조7000억원으로 전체 중 93.0%를 차지한 반면 만기일시상환은 7조2000억원(7.0%)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 일시상환 구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회수 방안을 검토하며 매물 출회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주담대 통계에는 전세대출과 이주비 대출 등이 포함돼 있어 규제 대상이 될 순수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규모는 수백억 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금융권 관측이다.
다주택자 대출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분할상환방식은 상환 일정이 정해져 있어 규제를 직접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역시 실효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 여부를 심사할 때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의무적으로 따지게 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은행권 부동산 임대업 대출 잔액(137조원) 중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은 10% 수준(13조9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이미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RTI 규제가 적용되고 있어 정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금융감독원은 비주거용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까지 포함해 통계를 다시 산출 중인데 이 역시 10조원 미만으로 예상된다.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만으로는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금융당국은 투기 목적 1주택자까지 관리 사정권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위해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거나 보증 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을 고심 중이다. 금융당국은 투기적 목적과 실수요자를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은행연합회에 전세대출 현황과 관련 의견을 요청한 상태다.
세제 측면에서는 보유세 부담을 높여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를 위해 보유세 인상과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 축소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자도 다주택자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에 부담을 야기한 주체"라며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을 계속 보유하는 것이 불리한 구조가 되도록 하는 규제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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