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1주년 특별기획-조선·방산산업 전망] ② K-조선, 고부가·친환경 세계 1위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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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1주년 특별기획-조선·방산산업 전망] ② K-조선, 고부가·친환경 세계 1위 ‘옛말’

한스경제 2026-03-05 14: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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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영 중국선박집단(CSSC) 산하 장난조선소에서 글로벌 1위 선사 MSC가 발주한 컨테이너선이 건조되고 있다./CSSC
중국 국영 중국선박집단(CSSC) 산하 장난조선소에서 글로벌 1위 선사 MSC가 발주한 컨테이너선이 건조되고 있다./CSSC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한국 조선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과 LNG, 메탄올 추진 선박 등 친환경 선박의 수주 실적 및 기술력이 세계 1위라고 자임하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수주량과 건조량, 수주잔량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인 중국 조선이 질적인 측면에서도 한국을 거의 따라잡거나 일부 기술 분야는 오히려 추월한 상태다. 전통적인 조선 기술에서 한국과의 격차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며 한국이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시간은 길어야 3년 정도란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미국 해군전쟁대학 중국해양연구소(CIMSEC)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중국 조선업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의 약진이다. 2024년 1~9월 중국조선소들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친환경 선박의 70%를 수주했다. LNG, 메탄올 등 대체 연료 선박의 경우 2024년 글로벌 신규 수주 물량의 76.9%를 중국이 가져갔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독자 개발한 순수 전기 컨테이너선, 수소연료전지 선박, 메탄올 연료 엔진 등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조선의 혁신 역량이 대폭 상승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 美 보고서 “中조선 고부가 선박 약진...큰 변화”

한국에 뒤처져 만년 2등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던 LNG운반선 건조 능력도 일취월장했다는 분석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대형 LNG운반선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국영 중국선박집단(CSSC)의 자회사인 후둥중화조선(Hudong-Zhonghua Shipbuilding) 단 한 곳 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다롄조선중공업(DSIC)이 최초로 건조한 LNG운반선을 선주사에 인도한 것을 비롯해 장난조선소도 LNG운반선 건조 조선소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동시에 후둥중화조선은 LNG선 건조 능력 확대를 위해 총 180억위안(약 3조4000억원)을 투자, 지난해 상반기 신규 조선소를 상하이 북쪽 창싱다오에 본격 가동했다. 이 신규 조선소가 완전 가동에 들어가면 후둥중화조선은 LNG선 건조량을 기존 연간 6척에서 10척 규모로 66%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후둥중화조선은 2008년 중국 최초의 LNG선 건조에 성공한 이후 관련 기술을 꾸준히 축적해 왔으며 해당 선종 분야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조선소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의 LNG선 생산 설비 확장은 국내 조선3사의 수주잔량 급증에 따른 도크 가동률 포화 상태와 맞물리며 발주자들에게 신조 주문 행선지 선택의 큰 고려 사항인 납기에 있어 중국에 유리한 구도로 형성돼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3사의 야드 슬롯은 대부분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건조 물량으로 묶여 있고 인도 일정이 2029년 이후로 밀려 있다”며 “반면 중국조선소는 후둥중화조선뿐 아니라 다수의 조선소가 설비 확충에 집중한 결과 2027~2028년 인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1월 기준 LNG운반선 中 13척·韓 8척 수주

이는 LNG선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중국은 최소 13척의 LNG선 수주를 확정지은 반면 한국은 8척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한국의 LNG선 시장 선두 자리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은 자국 LNG선 발주를 국영 조선소에 맡김으로써 운영 경험과 기술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고 이러한 패턴이 계속되면 중국의 LNG선 기술력 향상은 필연적”이라고 분석했다.

LNG선뿐 아니라 친환경·탈탄소 연료 추진 선박 분야에서도 중국은 한국을 턱밑까지 추격했거나 일부는 앞지른 상태다.

최근 2~3년간 친환경 선박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메탄올 추진선 시장에서 중국은 공격적인 수주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24년 1월에만 총 18척의 메탄올 추진 선박을 수주했다. 이 중 컨테이너선이 14척을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고부가 선박 수주에 집중해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은 수주 영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비슷한 시기 조선3사는 2023년 7월 이후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수주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 대체 연료 선박 중 메탄올 추진선서 열세

중국이 메탄올 추진선에서 한국에 비교 우위를 보이는 이유는 연료의 수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메탄올 추진선에 필요한 연료(메탄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선사가 발주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메탄올의 생산 및 공급 능력을 확보해 출발선부터 다르다는 싸움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시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중국조선소는 선주사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메탄올 추진선 건조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며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메탄올 추진선 분야에서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MSC, 머스크,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지난해 다수의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대체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을 중국조선소에 발주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글로벌 컨테이너선 수주잔량은 중국조선소가 694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198만TEU(21.1%)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HD현대미포조선과 한화오션이 각각 21척, 13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며 선전했지만 하반기 들어 대형 수주전에서는 중국에 밀려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업계 관계자는 “LNG선과 친환경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모두 한국은 납기와 가격경쟁력에서 중국에 완패했다”며 “선주사 입장에선 가격과 납기, 금융조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조선 발주 행선지를 정한다. 특히 선박은 일반적인 소비재와 달리 성능과 운용 측면에서 중대한 흠결이 발견되지 않는 한 가격이 결정의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글로벌 선사들이 중국을 선택하는 현실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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