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최병일 칼럼니스트]
혼조조는 정미보합 70% 수준의 사케를 말한다. 혼조조는 양조알코올을 첨가한 술을 말한다. 정미율은 70% 이하, 양조알코올의 양은 사용되는 쌀의 총중량의 10%를 넘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 맛이 경쾌하고 시원시원한 목넘김, 화려한 향이 특징이다.
준마이는 알코올 증류 없이 오직 쌀과 물, 효모, 그리고 맥아만으로 만든 사케의 한 종류다. 준마이 제조에 쓰이는 맥아는 ‘고지’라고 부르며, 식용으로 특별히 숙성시킨 고지를 밥에 흩뿌리면 효소가 배출된다. 준마이는 양조장 고유의 실력과 개성이 가장 짙게 배어나오는 술이기도 하고, 가장 역사가 긴 사케이기도 하다.
대기업, 대형메이커의 준마이슈를 기준으로 하면 부드럽고 은은한 누룩 향과 잡맛이 적고, 감칠맛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특별한 제법으로 빚어냈을 경우는 도쿠베츠준마이슈(特別純米酒)라는 상위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긴조(吟釀)는 역사 자체가 약 100년 정도로 그리 길지 않은 술이며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양조한다. 쌀 겉면을 많이 깎아내 극저온에서 저속으로 발효하자 술에서 과일과 같은 화사한 향이 난다는 것이 알려져 지금은 고급 사케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자리 잡았다. 양조장의 진짜 실력을 볼 수 있는 술이다. 기본적으로 정미율 60% 이하의 쌀을 사용한다. 여기에 긴조계열 효모를 사용한다. 화사하고 산뜻한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는데 이 향을 긴조향(吟釀香)이라고 한다.
도정률이 낮으면 쌀이 많이 쓰인 것을 뜻하며, 쌀 도정에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가면 그만큼 가격도 상승한다. 다만 등급이 높다고 반드시 ‘좋은 사케’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준마이도 우수한 품질을 보장하는 표시가 아니다. 유능한 생산자라면 양조용 알코올이나 다른 첨가제를 사용해 풍미를 더 좋게 하거나 목넘김을 매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기타 사케 종류로는 비멸균 사케인 ‘나마자케’가 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생사케인데 와인으로 치면 와인 보존제(이산화황)를 넣지 않은 ‘내추럴와인’이라고 할 수 있다.
결이 거친 천으로 걸러 크리미한 질감을 느낄 수 있는 희뿌연 색감의 ‘니고리자케(니고리)도 있다. 니고리자케는 마치 한국의 막걸리와 비슷한 느낌의 맛과 풍미가 느껴진다. 숙성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양조장에서 바로 출시하는 ‘시보리타테’도 있다.
사케 원료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물 역시 중요하다. 쓰이는 물의 종류에 따라 술의 맛도 천차만별이다. 물은 칼슘이온이나 마그네슘 이온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 가를 환산해서 경도를 따진다. 보통 물 100㎖ 중 1㎎을 함유할 때 물의 경도를 1도라고 하고 10도 이하의 물을 연수(軟水), 20도 이상의 물을 경수(硬水)라고 한다.
연수를 쓰느냐 경수를 쓰느냐에 따라 술의 맛이 현저하게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경수로 빚는 술은 단단하고 강한 주질의 술이, 연수로 빚는 술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주질로 산뜻하고 화사한 향을 살리기에 적합한 술이 탄생한다. 탄산수를 사용하면 상쾌한 느낌의 사케를 만들 수 있다.
사케에서 쓰는 대표적인 명수(名水)로는 효고현의 미야미즈(宮水), 교토(京都)의 어향수(御香水; 고코우스이) 등이 유명하며, 샘물이나 지하수 외에도 빼어난 수질을 자랑하는 강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도쿠시마(德島)현의 아나부키가와(穴吹川), 미에(三重)현의 스즈카가와(鈴鹿川)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일본식 사케와 한국의 청주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차이가 누룩의 활용법이다. 청주는 누룩 자체에 누룩곰팡이와 효모 및 몇 가지 균류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효모를 따로 투입할 필요가 없으나 사케는 누룩곰팡이 중 인공적으로 한 가지 품종만을 종균해 포도당 분해만을 전담하게 하고 알코올 발효는 한 가지 품종의 효모를 별도로 투입해 진행한다.
누룩보다 중요한 것은 효모다. 술을 제조하는 발효과정에서 가장 필수불가결하게 첨가하는 것이 효모이고 효모는 술맛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쌀을 썼다고 해도 술맛이 전혀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다른 효모를 써서 술맛의 기본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보통 사케는 차게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온도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낸다. 보통 유명한 술의 경우 제품 후면 등에 적정 음용법이 설명돼 있다.
설명이 따로 적혀있지 않을 때는 기본상태에서 마셨을 때(혹은 차게 마셨을 때) 단맛이 강한가를 판단한다. 단맛이 강한 술은 차게, 단맛이 적은 술은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쪽이 좋다.
단맛의 경우 체온에서 멀어질수록 적게 느끼는데, 차게 마실 경우 더 적게 느끼는 편이다. 따라서 상온 혹은 차게 마셨을 때 술이 달다고 느꼈다면 데워 마시면 더더욱 달게 느껴지게 된다. 때문에 단 술은 데워 마시면 과도한 단맛에 부담스러워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차게 마시는 것이 낫다.
이 또한 정해진 틀은 없다. 다양한 사케를 다양한 온도로 먹어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적정온도를 찾아가는 것이 제대로 사케를 즐기는 방법이다.
뉴스컬처 최병일 newsculture@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