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이란 지역 전문가인 김덕일 고려대학교 중동·이슬람센터 연구위원은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이란과 물밑 접촉을 시도했을 것이며, 제3국을 통해 시도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집중 공격이 최소 2주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란의 반격 능력에 따라 이번 전쟁이 4주 안에 단기간으로 끝나거나 혹은 4~5주 이상 길게 지속될 지 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5일 YTN방송 <뉴스start> 에 출연해 이란이 물밑에서 미 정보 당국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물밑으로는 제3국을 통해서라도 서로 간 접촉 시도가 있을 것 같다.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이냐 서로 의견을 나눠야 된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양쪽 다 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start>
전면전 양상 속에서 비밀 협상카드가 등장한 것으로,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해 공격을 시작한 다음 날 이란 정보당국이 제3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에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
분쟁 종식 조건을 논의하겠다는 제안을 했고 미국이 이 사안에 관해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다만 NYT는 백악관과 이란 모두 물밑 협상에 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들이 승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승전 보도를 하고 있지 않나. 이란도 같은 상황"이라며 "이란은 겉으로 결사항전을 이야기하면서 하메네이가 죽은 것이 확인된 이후엔 국가 애도 상태를 선포했다. 이런 상황에서 협상을 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밑으로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에 대한 서로 간에 조율, 접촉이 간접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협상이 진행된다면 미국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제시하는 조건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협상이 진행되면 미국이 유리한 국면은 맞다. 이란을 계속 몰아붙일 경우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요구하는 상황을 이란이 전부 다 수용하게끔 조건을 걸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대해 이란이 양보할 수 있느냐. 사실상 항복에 가까운 조건일 수 있는데 그것을 이란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두고 양측이 치열한 조율과 토론을 벌일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압도적인 승리를 확신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선 "약간 과장하는 측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미국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공격 첫날 하메네이 최고 지도부를 비롯해 군과 안보 엘리트들이 한꺼번에 폭사했다"며 지난달 28일 공격 첫날 라흐바르 관저에서 사망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이란이 가랑비 작전이라는 전술로 중동 국가들을 타격하고 있지만 과연 미국과 이스라엘에게 그만큼 큰 피해를 입혔는가에 대해선 제대로 드러나고 있지 않다"며 "현재로써는 미국이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주 넘는 집중 공격 이어질 것…이란 재래식 군 전력 취약"
미국과 이란 전쟁이 미군이 최소 2주간 집중 공격을 한 뒤 이란 군의 반격에 따라 4~5주 이상 길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당장 전쟁의 종결을 보장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최소 2주가 넘도록 집중적인 공격을 할 것이고,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공세 작전을 결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란의 반격 능력과 전력 규모에 대해선 "이란의 정규군과 정예군인 혁명수비대가 12~20만 정도로 잡고 있고 그 밑에는 더 많은 '바시즈'라는 민방위 조직들이 있다. 지상전이 가동되면 이들이 움직이겠지만 문제는 이란의 방공망이 무너졌고 해군과 공군력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의 재래식 전력이 상당히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탄도미사일, 드론 전력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이 전쟁에 합세하는 것이 최대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김 연구위원은 "이란은 전쟁을 확전시키고 싶어 하지만 대리 조직이 이란이 원하는 만큼 효과적으로 주변국을 타격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레바논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 등이 이스라엘에 공격을 퍼부었다가 역습을 당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 기간이 얼마나 길어지느냐는 이란 쪽에 달렸다. 미국은 4~5주 이상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란이 지금 탄도미사일와 드론 공격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란의 무기 재고가 얼마나 남았는가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란의 반격 능력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4주 안에 단기간으로 끝나거나 아니면 4~5주 이상 되면서 길게 지속되느냐가 결정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이어 "미국 역시 전쟁 장기화시 무기 재고가 부담스러울 상황일 것"이라며 "미국도 요격 미사일을 소모하고 있기 때문에 미사일 재고에 따라 전쟁이 장기화 되느냐, 단기간에 끝낼 수 있을 것인가 결정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하메네이 차남, 종교 평판 낮지만 강경파…후계자 가능성 있어"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차기 지도자로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후계자 선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실질적인 정부 직책을 가진 사람은 아니고 아버지의 배후에서 실세로 행동했던 사람이다. 이슬람 법학자이고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강경파였기 때문에 선출된다면 혁명수비대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최고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종교적인 정당성이 필요한데 그런 면에선 종교나 이슬람 법학자로서의 평판과 성과는 상당히 낮은 사람"이라며 "후계자로 확정된 후 전황에 따른 이 사람(모즈타바 하메네이)의 태도가 전쟁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메네이의 차남이 최고 지도자가 된다면 반서방 체제로 가게 될 확률이 높은가'라는 질문에는 "그는 이전에도 강경파로 분류됐던 사람이다. 지금 혁명수비대와 권력을 공유하는 단계로 갈 수도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현재 하메네이가 죽은 상황이고 전쟁에서 극적으로 밀릴 경우엔 미국과 손을 잡는 급격한 태세 전환을 보일 수도 있다. 현재로선 강경한 입장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모즈타바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지도자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협상을 원하는 쪽도 아니었고 개혁적인 성향도 아니었기 때문에 모즈타바도 미국의 암살 명단에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UAE 참전 가능성 현재로선 낮아…상황 다급하진 않아"
이번 충돌이 미국와 이란의 양자 대결에서 그치지 않는다면 중동 국가 전체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당장 주변국인 아랍에미리트의 참전 검토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이란이 가장 큰 피해를 입힌 나라가 아랍에미리트이다. 어떻게든 제스처를 취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참전해 공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참전을 원할 정도로 다급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랍 국가들이 참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랍과 이란 간의 충돌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현재로서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친이란 성향 중국 '상호존종' 메시지…전쟁에 불안감 느껴"
친이란 성향인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상호 존중을 촉구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선 "전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반미, 친중 국가가 미국에 의해 무너지는 시나리오까지 생각한다면 원론적인 대답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이란이 공격을 받으면 중국이 지원해 주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이 중재를 할 수도 있고 평화도 공존해야 된다는 식의 원론적인 말을 하면서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제스처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내 '군사개입' 비판적 시각에도 트럼프 전쟁 계속할 것"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두고 미국 내에서도 분열이 일어나며 비판적 시각이 나오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마가 진영에서도 군사 개입을 비판적으로 보며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 내 여론조사를 보면 전쟁 반대 여론이 더 높다. 마가 같은 경우 미국이 다른 국가의 문제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세력"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자신이 미국을 위대하게 하기 위해, 마가하기 위해 전쟁을 하고 있다고 하고 이란을 테러리스트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과 악의 대결로 표현하면서 이 전쟁이 정당하다고 하기 때문에 마가 진영의 비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반드시 해야 되는 임무로 규정하고 있다"며 "당분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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