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자료사진. / 픽사베이
국민 5명 중 4명이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교회를 '극단적 정치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12.3 비상계엄 옹호가 그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됐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최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2026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발표회'를 열었다.
기윤실에 따르면 지앤컴리서치가 수행한 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9.0%에 그쳤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5.4%에 달해 2023년 직전 조사(21.0%)보다 신뢰도가 더 떨어졌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를 묻는 항목에서 기독교(13.6%)는 천주교(25.3%), 불교(24.4%)에 크게 밀려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른 종교들이 이전 조사 대비 신뢰도를 회복한 것과 달리 기독교는 2009년(26.1%) 이후 홀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47.1%는 한국교회의 이념 성향을 '극우(극단적 성향)'로 평가했다. "보수적이지만 극우는 아니다"라고 답한 응답은 11.4%에 불과했다. 기독교인 내부에서도 36.8%가 교회를 극단적 성향으로 평가했다. 응답자들은 한국교회의 이념 성향을 주로 '집회 및 시위(47.6%)'와 '언론 보도(40.5%)'를 통해 판단한다고 답해, 일부 강경 세력의 광장 정치가 제도 종교 전체의 이미지로 전이됐음을 보여줬다.
교회를 극단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12.3 비상계엄 옹호(64.5%)'를 압도적 1위로 꼽았다. '이주노동자·타 종교 등에 대한 강한 혐오와 배타성(58.0%)', '민주적 절차보다 권위주의 옹호(43.7%)'가 뒤를 이었다.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 및 집회 참여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88.5%였으며, 기독교인 내부에서도 83.0%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외부의 싸늘한 시선과 내부의 둔감한 인식 사이의 간극도 뚜렷했다. 무종교인의 한국교회 신뢰도는 6.8%에 불과했지만, 기독교인의 67.8%는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답해 극심한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신뢰 회복을 위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공공의 이익보다 교회의 이익을 앞세우는 태도(24.0%)'가 1위로 꼽혔고, '타 종교에 대한 태도(22.1%)', '불투명한 재정 운영(18.9%)'이 뒤를 이었다. 가장 필요한 사회적 활동으로는 단순 봉사(19.4%)보다 '윤리·도덕 실천 운동(58.6%)'이 압도적으로 높게 지목됐다.
발제를 맡은 성석환 교수(장신대)는 현재의 불신이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공고화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김상덕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한신대 교수)은 탈종교화 흐름 속에서도 종교별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공론장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소통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현재의 신뢰도 저점 고착이 교회가 공론장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정당성의 위기라고 지적하고 교회가 윤리적 기반을 회복하지 못하고 극단적 정치와 결합해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주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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