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이 구체화되면서 국내 전력 인프라 산업이 전환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장거리 송전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HVDC(초고압직류송전) 기반 전력망 구축이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전력망 사업이 생산·설계·시공·운영 역량을 종합적으로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해저케이블과 HVDC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 대한전선의 준비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생산 인프라·기술 투자 축적…HVDC 시대 대비한 준비
전력망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해저케이블은 재생에너지 계통 연계와 장거리 송전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 확대와 계통 안정성 확보 요구가 커지면서 HVDC 해저케이블 기술과 공급 역량의 중요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2000년대부터 관련 연구를 추진해 왔다. 2008년 해저케이블 사업 진출 이후 단계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기술 기반을 축적했고, 2022년에는 해저케이블 사업 본격화를 선언하며 생산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해저케이블 1공장에서 해상풍력 프로젝트용 내부망 해저케이블을 최초로 양산하며 생산과 선적 수행 능력을 입증한 데 이어, 현재 건설 중인 해저케이블 2공장은 HVDC 중심 전략을 상징하는 핵심 투자로 평가된다.
해저케이블 2공장은 640kV급 HVDC와 400kV급 HVAC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설비로 구축되고 있으며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준공 시 1공장 대비 약 5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되며, 글로벌 전력망 시장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 기반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세계 5위권 수준의 해저케이블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경쟁력 강화 역시 병행되고 있다. 대한전선은 최대 640kV급 육상 및 해저 HVDC 케이블 2개 회선을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전용 테스트 센터를 구축해 제품 개발부터 실증·인증까지 전 과정을 자체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는 고객 요구 대응 속도를 높이고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반으로 평가된다.
또한 지난달에는 한국전기연구원(KERI)과 해저케이블 시공 신공법인 ‘유연입상설치시스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해상풍력단지 적용이 가능한 핵심 시공 기술도 확보했다. 기존 방식 대비 입상 과정의 제약을 줄여 시공 효율성과 장기 운용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설계부터 시공까지”…턴키 경쟁력 기반 서해안사업 기대
대형 전력망 프로젝트에서는 설계·운송·시공·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통합 수행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 제작부터 시공, 운영까지 수행 가능한 턴키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 왔다.
2023년 도입한 국내 유일의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CLV) ‘팔로스 호’는 서해안 해역에서도 안정적인 시공이 가능하며, 영광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 등에서 성능을 입증했다. 또한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 기업인 ‘대한오션웍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시공 및 엔지니어링 역량을 내재화했다.
이 같은 준비 과정은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대한전선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조6360억원, 영업이익 ,286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해외 고난도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안정적인 수주 흐름이 사업 기반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장거리 송전 수요 증가로 HVDC 전력망 구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생산 인프라 투자와 기술·시공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온 대한전선의 준비 과정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참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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