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약속, 여성 해고 노동자는 아직 돌아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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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약속, 여성 해고 노동자는 아직 돌아가지 못했다

프레시안 2026-03-05 08:21:10 신고

3줄요약

3월 8일은 국제여성의 날입니다. 2026년 정권이 교체되었지만, 여전히 여성·성소수자 등 많은 소수자들은 열악한 임금과 노동조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975년 아이슬란드에서 처음 시작된 여성파업은 여성노동자의 권리를 앞당기고 성평등을 진전시켰습니다. 한국에서도 '지금 여기에 실질적 성평등!'을 요구하며 국제여성의 날을 앞둔 3월 6일에 3·8여성파업대회를 합니다. 3·8여성파업대회에 함께 하는 단위들이 3·8여성파업의 의미를 나누고자 연재합니다. 편집자.

A 학교 지혜복 교사, 세종호텔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이수기업 등 해고노동자들. 불탄 공장 옥상에서 내려온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 노동자는 오는 8일 국제여성의 날에도 여전히 '해고자'로 거리에서 서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9개월이 지났지만,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거리는 달라지지 않았다.

내란 광장에서 나가고, 깃발을 흔든 여성과 성소수자, 청년, 노동자들. 그들이 가장 크게 외친 요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다. 그러나 아직 없다. 4대 보험이 적용되고 수당도 있는 일자리, 고용이 안정되고 휠체어 출퇴근도 가능하고, 별 따지지 않는 일자리, 피부색이 달라도 차별 없는 일자리는 아직 없다.

오늘도 이재명 정부가 '성장'을 강조하는 아침, 밤새 콜센터에서 고객 전화를 응대한 여성 노동자가 무심히 퇴근한다. 폭언하는 고객에게 할 수 있었던 말은 "고객님, 폭언하지 말아 주십시오"였다. "여성이니까, 상담사니까 참아"라는 회사의 통제, 그리고 최저임금 아니면 저임금, 비정규직 아니면 프리랜서인 여성 노동자의 처지는 정권이 바뀌어도 그대로다.

코스피가 5000, 6000을 찍으면 노동자 민중의 고통이 좀 줄고, 만년 1위 성별 임금 격차가 좁혀지나? 구미의 한 반도체기업 여성 노동자는 입사한 날부터 남성 노동자의 직급과 승격에 차별당해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바로 KEC 노동자들이다. 민사소송 2심까지 여성 노동자들이 승소했지만, 회사는 아직도 시정하지 않고 있다. KEC 노동자들은 "차별이 없이 평등하고 모두가 존중받는 그날을 위해 3·8국제여성의 날, 여성파업"에 돌입한다. 가정·성폭력 피해 여성을 상담하는 여성긴급전화1366 서울센터 상담노동자들도 부분파업에 참여한다.

이재명 국정 지지율 절반 넘는데, 왜 여성 노동자는 파업하나

여성 노동자가 한국에서 세 번째 '3·8여성파업'에 나선다. 공공부문부터 민간, 제조업 등 노동자들과 여성, 사회, 노동단체 등까지 30곳에 '3,800 투쟁인' 이름의 개인 참가자까지 '여성파업'의 이름으로 3월 6일 12시 30분, 서울역 광장에 모여 '여성파업대회'를 연다. 윤석열 내란에 '무기징역'이 선고되고, 코스피가 상한가를 치고, 50% 후반대 지지율을 자랑하는 이재명 정부인데, 왜 현 정부 들어 첫 번째 3·8여성의날, 여성 노동자는 파업을 하나?

분명하게는 여성 노동자가 파업에 내몰린 것이다. 이유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 국가 중 성차별이 가장 심한 한국의 구조적 성차별, 가진 자가 약자를 더 빼앗고 차별하는 구조가 정권이 바뀌어도 그대로기 때문이다. 일터에서 퇴근해서 집으로 출근하는 여성이 굴레는 여전하다. 이재명 정부는 AI 등 첨단 전략산업 육성 등 재벌과 기업의 탐욕을 위한 '성장'을 핵심 전략으로 노동자 민중의 권리를 배제하는 '노동개악'을 추진하고 '노사정 각종 협의체'로 투쟁을 제어하고 있다.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가팔라질수록, 그러니까 노동자 민중의 권리가 빼앗길수록 여성과 성소수자가 더 배제당하기 때문이다.

▲3.8여성파업 포스터ⓒ3.8여성파업조직위원회

일터의 성차별, 돌봄 공공성 외면

이재명 대통령의 성평등가족부 1호 주문 사항은 '남성 역차별 해소'였다. 그리고 저출생 해소를 위한 '성평등 정책'.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정부가 고용평등 임금공시제를 500인 이상 민간기업에 2027년부터 도입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여성 노동자 2명 중 1명은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한다. 일터의 성차별을 다룰 유일한 부서였던 '여성고용정책과'는 폐지되었다. 가사사용인,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이주, 장애인, 성소수자 노동자든 일터의 차별과 괴롭힘을 금지하는 'ILO(국제노동기구) 190조 괴롭힘 협약' 비준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벤처 창업 일자리 정책은 평등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한다. 경력단절과 성별분업, 여성의 가난을 부추기게 된다. 돌봄은 필수노동이지만 공공성을 외면당하고 있다. 정부는 저평가, 이주화, 시장화에 저출생·고령화와 맞물린 일부 경제적 지원에 한정하고 있다. 소위 '여성이 하는 일'이라는 이유로 가사도우미, 아이돌보미, 요양보호사, 식당 점원, 급식 '이모', 청소 '여사님'의 일은 저임금 직무로 낙인찍히고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멀리, 전쟁은 가까이

얼마 전 한국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일렉트로닉 음반상을 받은 전자음악가 키라라가 트랜스젠더들에게 연대하는 소감을 밝힌 이유로 혐오 공격이 줄을 잇는다.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말하는 게 혐오 받을 일인가? 한 이주여성 노동자는 남성 관리자의 성희롱과 괴롭힘을 상담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이재명 정부를 당선시킨 광장의 제1 요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다. 그런데 '2026년 업무계획 보고'에서는 아예 빠져있다. 이쯤이면 'K-민주주의'를 'K-거짓말'정도로 정의해야 하지 않을까?

지난 3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3·8 여성파업 발표 기자회견에서 A 학교 지혜복 교사는 3·8여성파업이 현재 제국주의 전쟁 위기와도 연관된 점을 말했다. "팔레스타인 집단학살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란 침공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억압, 여성 폭력은 개인이 아닌 사회 정치적 문제다." 이재명 정부는 방위산업 4대 강국 K-방산 목표에 이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가자 평화위원회'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지금도 전쟁 위기가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처지를 더 위협하는데도 말이다.

선거 말고, 파업과 투쟁으로 실질적 성평등을!

이쯤이면 이재명 정부 들어 첫 여성의날, 여성 노동자가 싸우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은 '여성가족부 폐지'가 '성평등가족부'로 바뀐 걸 제외하면, 윤석열 정부의 연장선이다. 더 기울어진 운동장, 싸우는 여성 노동자들은 구조를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평등은 불평등 가해자들과 조율하거나 투표하는 것으로 얻을 수 없다. "차별과 침묵을 강요받지 않겠다"며 여성의날에 주먹을 쥔 건강보험고객센터, 톨게이트, 저축은행중앙회의 여성 노동자들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세 번째 여성파업, 이재명 정부 들어서 하는 첫 여성파업의 요구는 이렇다. △일터의 성차별 금지, 진짜 사장 책임 강화 △가사사용인/특수고용/프리랜서/플랫폼/장애인/이주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전면 쟁취 △돌봄 공공성, 돌봄 일자리 확대 △이주노동자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강제단속/추방 금지 △포괄적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과 젠더차별 금지 △비동의강간죄 도입/포괄적 성교육 의무화 △팔레스타인 학살 지원 중단, 제국주의 전쟁 반대 등이다.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요구다. 그렇기에 지금 바로 여기에 실질적 성평등을! 단결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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