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필리핀 마닐라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필리핀 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재외공관장과 직원을 향해 "(재외 교민들을) 한 번 더 만나고, 한 번 더 얘기 듣고, 한 번 더 배려하고, 한 번 더 생각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재외 국민들 잘 지원하고, 보좌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상화 대사에게 제가 교민들 많이 만나 뵙고, 우리 교민들이 뭘 원하는지, 교민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파악해 보라고 지시했는데 잘 이행되고 있는지"를 물으며 교민들이 공통으로 갖게 되는 어려움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해외출장을 가거나, 다른 일정으로 외국을 방문해 교민들을 만나 뵈면 대체로 말씀하시는 내용이 비슷하다"며 "가장 큰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또 한 가지는 국가가 재외교민, 동포들에게 너무 무심한 것 같다, 혹시 우리를 버려놓은 자식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도 가끔 나온다"며 "투표하러 가려면 몇 시간, 심지어 1박 2일씩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하고, 막상 투표소도 없고. 주권자의 권한 행사를 사실상 막는 거 아니냐는 불만도 많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 현지 공관, 대사관, 총영사관 역할에 관한 문제 제기도 있다"며 "공직자로서 우리를 지원하고 보좌하고 이렇게 하려고 있는 게 아니라 혹시 누리고 지배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는 명실상부한 국민주권정부"라면서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민이 맡긴 권한과 국민이 낸 세금으로 더 나은 국민과 더 나은 나라를 위해서 봉사하는 사람들이 공직자"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영사관, 총영사관, 대사관을 막론하고 모든 재외공관장은 관할 지역 재외 동포, 재외 국민들과 대화하고, 간담회를 열어 개인 또는 집단으로든 현장에 많이 가서 많은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지시했다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부족한 게 무엇인지, 개선할 것은 무엇인지, 또 공관과 본국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걸 다 조사해 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상화 대사도 열심히 하셨죠?"라고 거듭 물었다.
이 대통령은 "재외 교민들은 외롭고 힘들지 않느냐"며 "타국에 오면 조그만 문제가 생겨도 서럽다. 서로 의지하고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치안 문제인 것 같다"며 "대한민국도 재외 국민들의 범죄 피해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내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인력, 예산,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소위 내국인을 상대로 한 스캠범죄, 보이스피싱의 경우 통계적으로 피해액이 22% 꺾였다. 대한민국 부동산값 꺾이듯이(꺾이고 있다)"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필리핀에서 수감 중인 범죄자, 현지에서 납치 후 살해된 한국인 사건을 거론하며 교민들의 범죄 피해에 대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징역 60년을 받고 수감 중인 박○열이 한국 사람 3명을 살해했다고 하던데, 이 사람이 교도소 안에서 애인도 불러들이고, 텔레그램 이런 것 가지고 계속 마약 수출도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에서 이 사람을 수사해서 처벌할 수 있도록 조속한 임시 인도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또한 "(현지에서 발생한) 살해 사건 주범도 필리핀 당국이 좀 더 역량을 준비해서 잡아보겠다고 했다"며 "대한민국도 특별한 역량을 투입해 체포에 총력을 다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필리핀 당국은 한국 경찰이 현지에 파견돼서 같이 합동 근무하는 코리안데스크,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업무 담당 조직인 코리안 헬프데스크를 따로 만들어서 한국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필리핀 당국의 각별한 배려에 필리핀 대통령을 향한 박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윤만영 필리핀 한인총연합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재외동포들을 밖에 있는 국민이 아닌 글로벌 동반자로 봐주시고, 재외동포 정책의 실효성 제고와 제도 개선, 지원 확대, 참정권 보장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주셔서 전 세계 동포사회는 깊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며 "국가가 동포 목소리 책임 있게 답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큰 자부심이자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더 가까이 더 따뜻하게 더 신뢰받는 동포 정책이 풍성한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했다.
강제주 민주평통동남아북부협의회장은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의 이번 국빈 방문으로 많은 결실이 맺어지기를 기원하면서 건배를 제의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한인회 등 동포단체 관계자, 민주평통 자문위원, 경제인, 교육·문화계 인사 등 다양한 분야의 동포사회 구성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라이언 방 필리핀 방송인, 백종란 한식연구가, 김승규 월드옥타 차세대아시아대표 등 동포 대표 3명이 필리핀 현지 활동 경험과 소회를 공유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라이언 방은 "상호 이해와 교류, 실질적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바라며 양국을 잇는 작은 다리가 되겠다"고 했다.
백종란 한식연구가는 "마닐라에서 한식의 가치를 더욱 체계적으로 확산시키는데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승규 월드옥타 차세대 아시아 대표는 "해외의 청년들과 우리 정부가 대한민국의 더 큰 미래를 함께 설계하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동포 대표 3명의 발언에 이어 현장의 동포들도 복지, 교육, 문화, 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건의 사항을 공유하며 필리핀 동포사회의 발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동포들이 먼 이국땅에서 소외감을 느끼거나 본국의 일로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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