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팔레트 셔틀이 레일 위를 움직이며 커다란 박스를 옮긴다. 옆에서 기다리던 자율이동로봇(AMR)이 상자를 받아 정해진 경로로 이동한다. 로봇 팔이 모양과 크기가 다른 부품들을 정리한다.
화물의 입고부터 보관, 선별 및 집품, 출고까지 물류의 전 과정을 자동화로 연결하는 현대글로비스의 미래 물류 청사진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외 부품물류센터의 자동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사에 물류 자동화 설비와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이규복 대표이사 사장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이하 AW 2026)’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외 여러 솔루션을 활용해 물류센터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는 내재화하고 하드웨어는 물류센터 상황과 고객 니즈에 맞춰 다양한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는 자체적으로 확보해 내재화하고, 하드웨어는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유연하게 적용하는 전략이다.
전시 부스에서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한 건 6방향 팔레트 셔틀이다. 팔레트 위에 화물을 올려두면 운반 로봇이 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지정된 보관 위치로 옮긴다. 출고 과정은 반대로 물건을 작업자에게 가져온다.
팔레트 셔틀은 현대글로비스가 자회사 알티올과 공동개발한 창고제어시스템(WCS) 플랫폼인 ‘오르카’를 통해 제어된다. 현대글로비스는 2023년 물류자동화 전문기업인 알티올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오르카는 물류 자동화의 관제 시스템 역할을 수행한다. 물류창고의 구조와 물동량 등을 분석해 최적화된 장비 배치와 화물 이동 경로를 설정한다. 장비 제어와 작업 과정 모니터링, 데이터 관리도 맡는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물류 자동화와 관제를 넘어 공정 데이터를 수집·관리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화 설비 사이는 AMR로 연결한다. 일반 AMR 외에도 현대자동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모베드’가 물품을 싣고 작업 구간 사이를 오가는 모습도 시연됐다.
상자가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면 현대글로비스가 자체 개발한 ‘원 키트 피킹 로봇’이 부품을 정리한다. 로봇 팔의 도구를 교체하지 않고도 다양한 형상의 부품들을 집어 올릴 수 있다. 비밀은 그리퍼(로봇 손) 끝단의 진공 튜브다. 작은 부품은 그리퍼로 쥐고, 표면이 매끄럽거나 너무 넓은 부품은 진공으로 흡착한다. 그리퍼의 압력과 진공의 힘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자동차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정리하는 ‘서열 작업’에서 피킹 로봇의 개념 증명(PoC)을 마쳤다”며 “흡착과 파지를 조합해 무게와 형상이 다양한 부품을 한 장비로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물류의 완성은 휴머노이드가 맡는다. 이날 현대글로비스 부스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비구동 모델이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든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아틀라스는) 현재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내 현대글로비스 물류센터에서 자동차 부품 서열 작업을 학습하고 있다”며 “2028년 고도화된 서열 작업에 우선 투입하고 2030년 제조 작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오르카’를 기반으로 파트너사와 협력을 강화하며 스마트 물류 솔루션 사업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를 내재화하고 하드웨어는 역량 있는 협력사와 협업하며 효율성 있는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외부 고객에게도 협력사와 함께 엔드투엔드(End to End)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드투엔드 솔루션은 물류의 시작부터 끝까지 통합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제조업을 예로 들면 부품 입고, 생산 및 물류센터 집결, 분배, 목적지 도착 등 모든 부분을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해 제공하는 것”이라며 “고객사는 서비스 업체를 일원화해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이어 “자동화를 하고 싶어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고객사가 많고, 공장 안의 물류 자동화는 많이 진행해도 공장 바깥의 물류 역량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현대글로비스의 물류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고민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글로비스는 피지컬 AI 등 첨단 기술과 함께 급변하는 물류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선행 연구와 물류 자동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쓸 방침이다. 이 대표는 “화물의 물성에 맞는 여러 솔루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연구소 직원들이 고객에게 어떤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스터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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