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피 넘자 주식 팔아 집 샀다…폭락장 앞둔 '신의 한수'[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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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피 넘자 주식 팔아 집 샀다…폭락장 앞둔 '신의 한수'[Only 이데일리]

이데일리 2026-03-04 19:21: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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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한 지난 1월, 주식·채권을 처분한 자금이 서울 주택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매수에 동원된 자기자금 가운데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증시 랠리에 따른 차익 실현 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머니무브’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시내 공인중개업소의 모습. (사진=노진환 기자)


4일 이데일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오 진보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국토교통부 ‘서울 내 주택 매수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법인을 제외한 개인의 올해 1월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된 주식·채권 매각 대금은 448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서울 주택 매수 과정에서 투입된 자기자금 총액은 5조 513억원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자기자금 가운데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88%다.

이 수치는 2020년 10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월별 비중이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해 12월의 8.56%였다. 코스피가 2000선 중반대에 머물렀던 2022년 10월에는 이 비중이 2.67%에 그쳤다. 약 3년 사이 주식 자금의 부동산 유입 비중이 코스피 상승과 맞물려 3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 취득 자금의 출처를 밝히는 서류다.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내 모든 주택과 비규제지역의 6억원 이상 주택을 매매할 경우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한다. 규제지역에서는 2020년 10월 27일부터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했다.

월별 흐름을 보면 주식·채권 매각 대금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크게 늘었다.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1945억원, 1841억원 수준이던 주식·채권 매각 대금은 9월 4629억원으로 급증했다. 10월에는 5744억원까지 늘어나며 정점을 찍었다. 이어 11월 2992억원, 12월 3795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월에도 4487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7개월(2025년 7월~2026년 1월) 동안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된 주식·채권 매각 대금은 총 2조 5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주식·채권 매각 대금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해 10월은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돌파하며 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시점이다.

같은 시기 주택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강화됐다. 지난해 10월 규제지역과 수도권에서 각각 15억원·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4억원·2억원으로 제한하는 ‘10·15 대책’이 시행됐다. 앞서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 이하로 제한된 상황이어서 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 결과 주택 매수 과정에서 자기자금 의존도가 높아졌고 증시 상승 국면에서 차익을 실현한 자금이 대안적 자금원으로 활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거래금액 대비 자기자금 비중은 6·27 대책 시행 전인 지난해 6월 56.8%에서 7월 63.9%로 높아졌고 올해 1월에는 65.9%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증시 상승기에는 차익 실현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 자산으로 평가되는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반복돼 왔다고 설명한다. 특히 대출 규제가 강할수록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수요자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심형석 법무법인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주식 차익 실현 자금이 주택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투자라기보다 여유 자금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자산 배분 흐름”이라며 “내 집 마련이 자산 관리의 기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증시 상승기에는 이런 움직임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자금 이동이 반복될 경우 부동산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세제 역할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종오 의원은 “부동산 세제는 시장 상황 대응 차원이 아니라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을 낮추면 부동산 시장도 안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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