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각회, 불기 2570년 신춘법회…여·야 지도부 한자리에 "화합·민생"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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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각회, 불기 2570년 신춘법회…여·야 지도부 한자리에 "화합·민생" 한목소리

폴리뉴스 2026-03-04 16:32:04 신고

불기 2570(2026)년 국회 정각회 신춘법회가 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폴리뉴스]
불기 2570(2026)년 국회 정각회 신춘법회가 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폴리뉴스]

여야 지도부가 불심 하나로 한자리에 모였다. 국회 정각회(회장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는 4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불기 2570년 병오년 신춘법회를 봉행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이자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과 여야 의원 30여 명이 함께 자리한 이날 법회는, 본회의장에서는 마주 앉아 맞서던 여야 지도부가 나란히 합장하며 민생 회복과 사회 통합을 발원하는 이례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서로를 향해 농담을 주고받았고, 단상 위에서는 원효대사의 화쟁 정신을 되새기자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법회는 대한불교 조계종 기획국장 철인스님이 사회를 맡았으며, 정각회 주호영 명예회장·서영교 고문·김영배 수석부회장·강선영 간사·민병덕 종단지원위원장을 비롯해 김종민·이만희·김위상·이광희·문대림·한민수·이인선·김준혁·정춘생·김소희·최형두·한지아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함께 자리했다.

이헌승 "정각회 1983년 창립 이래 여·야 벽 허물고 상생의 길 걸어와"

불기 2570(2026)년 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 정각회 신춘법회에서 이헌승 정각회 회장이 '선명상'을 하고있다.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폴리뉴스]
불기 2570(2026)년 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 정각회 신춘법회에서 이헌승 정각회 회장이 '선명상'을 하고있다. (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폴리뉴스]

이헌승 정각회 회장(국민의힘)은 개회사에서 "국회 정각회는 1983년 창립 이래 여야의 벽을 허물고 화합의 도량이 돼왔다"며 "정쟁으로 국회가 멈춰서는 고비마다 정각회원들은 불심으로 하나가 돼 상생의 길을 걸어왔다"고 돌아봤다.

이 회장은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칠불쇠법'을 통해 화합해야 나라가 번영한다고 일깨워 주셨다"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룰 때 국가의 쇠퇴를 막고 국민의 안녕을 지킬 수 있다는 깊은 가르침을 새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 앞에는 민생경제 회복과 사회적 갈등 치유라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며 "정각회 소속 여야 58명의 의원들은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의정활동에 매진하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마음을 모으는 화합의 정치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올해가 병오년 붉은 말의 해임을 언급하며 "하루에 천 리를 가는 적토마의 기상으로 질주하며 올 한 해 소원 성취하시길 기원한다"는 덕담으로 개회사를 마무리했다.

우원식 "여·야 서로의 차이 인정하며 민생 향해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국민 위한 정치"

해외 순방 중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영상 축사에서 "뜻깊은 법회를 마련해 주신 이헌승 회장님과 진우 큰스님, 종단협 회장단과 여러 대덕스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전했다.

우 의장은 "지난해 국회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혼란을 극복하고 나라를 안정시키는 일에 몰두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다행히 성숙한 민주시민의 자세로 우리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수호해냈고, 대한민국은 긴 겨울을 지나 더 살기 좋은 나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갈등과 대립을 끝내고 여야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오직 국민과 민생을 향해 나아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화합이자 국민을 위한 정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 등불이 천년의 어둠을 밝히듯, 정각회원 한 분 한 분이 국민들의 등불이 돼 달라"며 "여야 소통의 마중물 역할을 해주시는 정각회 여러분의 힘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민주당은 불교계 문화재 관리 노력과 스님들 은공 잊지 않을 것"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 정각회 신춘법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 정각회 신춘법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단상에 올라 "거의 불자가 된 민주당 대표 정청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 대표는 "요즘은 취미란에 '절 다니기'라고 쓰고 있다"며 "설 연휴에도 대흥사·천은사·화엄사·금산사·지덕사·마곡사·선운사 등 여러 사찰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가 된 이후 더 자주 가게 됐는데, 마음이 복잡하고 머리가 엉클어져 있을 때 대웅전에 참배하면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아 위로받으러 간다"며 "부처님께서 많은 위로와 지혜를 주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금 불교 홍보대사 역할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 주호영 의원보다 불교계에서 인기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 대표는 "372년 소수림왕 2년의 불교 전래로부터 1700년의 역사"라며 "문화재를 '점'이 아닌 '선'으로 바라봐야 하고 대한민국의 산을 지키고 일제강점기 소나무 송진 수탈을 막은 것도 스님들"이라고 전했다.

그는 "오늘날처럼 국회에서 갈등과 대립이 계속되는 시대에는 원효대사의 화쟁 정신을 뼛속 깊이 새겨야 한다"며 "대립과 배제가 아닌 이해와 조화, 상생을 강조한 원효대사의 뜻을 지금 이 자리에서 되새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호국불교의 전통에 대해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스님들이 일어서 나라를 구해왔다"며 서산대사와 금산 승병의 정신을 후세가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불교계의 문화재 관리 노력과 스님들의 은공을 잊지 않겠다"며 불교계와의 동행을 약속했다.

장동혁 "오늘 법회가 갈등 불씨를 희망 등불로 바꾸는 소중한 계기 되길 소망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 정각회 신춘법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 정각회 신춘법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제가 도착했을 때 정청래 대표께서 아직 오지 않으셔서 '오늘은 부처님께서 나를 보살펴 주시는구나' 생각했는데, 거의 불자가 다 된 정청래 대표께서 늦게 도착하셔서 크게 상심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앞에 얘기는 다 지나가고 머리에 남지 않는데 뒤의 중요한 말씀을 해주셔서, 제가 준비한 축사를 꺼내기 전 이 말씀을 꼭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주호영 부의장께서 불교계의 여러 어려운 일들을 잘 심부름해 주셨는데, 저는 그 몇 배로 잘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여야로 나뉘어 있지만,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챙긴다는 마음 하나만큼은 서로 달라서는 안 된다"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제하지 않으며 상생과 화합의 정치가 이뤄지도록 모두가 마음과 힘을 모아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여야가 합의해야 할 일이 있으면 이런 법회가 있는 날 이곳에 와서 합의하면 모든 것이 원만하게 잘 이뤄지지 않겠느냐"며 "오늘 법회가 갈등의 불씨를 희망의 등불로 바꾸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연기의 지혜로 갈등과 대립 넘어 소통과 화합의 정치 실현할 것"

이수진 정각회 수석간사(더불어민주당)는 발원문 낭독에 앞서 "3월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라며 연보라 장미꽃을 부처님 전에 올리는 뜻깊은 장면을 연출했다.

이 의원은 발원문을 통해 세 가지 서원을 제창했다.

그는 첫째로 "나와 남이 둘이 아님을 깨닫는 연기의 지혜로 갈등과 대립을 넘어 소통과 화합의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둘째로 "부처님의 대자대비하신 마음을 본받아 소외된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는 따뜻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또 셋째로는 "병오년 붉은 말의 기상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매 순간 스스로를 경책하며 사사로운 이익보다 공익을 우선시하겠다"고 서원했다.

이 의원은 "오늘의 발원이 말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꽃피울 수 있도록 원력을 굳건히 지켜 달라"며 "병오년 한 해 국회가 대화와 타협의 도량이 되고, 대한민국이 갈등의 어둠을 걷어내고 상생의 빛으로 나아가게 하소서"라고 발원했다.

진우스님 "정치는 멘탈…마음이 안정돼야 지혜 나와"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 정각회 신춘법회에서 법어를 설법했다. [사진=폴리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법어에서 당나라 시인 백거이와 그의 스승 조과선사의 일화를 말했다.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스승을 향해 백거이가 "위험하니 빨리 내려오십시오"라고 외치자, 조과선사는 "나는 위험하지 않은데 네가 더 위험하다"고 답했다는 이야기다.

이어 "땅 위에 서 있는 백거이의 몸은 안전했지만, 스승 눈에는 그의 마음이 불안정해 보였던 것"이라며 "정치도 마찬가지"라고 설법했다.

진우스님은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특히 정치는 멘탈"이라며 "멘탈을 잡으려면 마음이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결이 흔들리면 물속이 보이지 않듯,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면 지혜가 나올 수 없고 좋은 생각도 나올 수 없다"며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 즉 탐진치 삼독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자역학의 두 축인 중첩 현상과 얽힘 현상은 불교에서 오래전부터 말해온 공과 연기의 원리와 다르지 않다"며 "먼지 하나에서 우주 삼라만상까지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인드라망의 이치를 현대 과학이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우스님은 "전쟁터의 병사가 인연의 조건에 의해 총을 쏠 수밖에 없듯, 정치인도 대결하고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기 마음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자기이타 즉 나와 남이 함께 이익을 보는 정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흙탕물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스스로 존귀해져야 한다"며 "정치인은 그런 멘탈과 마음을 가져야 더 좋은 지혜가 나온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 각자가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찾도록 선명상을 추천한다"며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종교인은 종교인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자기 직분을 열심히 해 나가면서 스스로 멘탈을 잡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지혜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정치를 한번 기대해보고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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