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후 이틀간 코스피 1,150포인트↓…'천스닥'도 깨져
유가 의존도 높은 수출 주도 산업구조 영향…"공포의 절정 지나는 구간"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해온 한국 증시가 중동 사태 여파에 세계 어느 나라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틀간 고점 대비 20% 넘게 빠지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양 시장에서 모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는 48.17% 상승하며 세계 대표 지수 중 상승률 1위를 나타냈다. 2위 역시 코스닥 28.88%이었다.
코스피 상승률은 3위인 대만(22.27%)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압도적인 수치다.
일본(16.91%). 중국 선전종합(9.19%), 중국 상하이종합(5.04%),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0.49%), 미국 나스닥(-2.47%), 홍콩 항셍(-0.61%)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매서웠다.
지난해에도 코스피는 75.63% 올라 주요 20개국(G20)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큰 폭으로 따돌리고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코스피는 중동 사태로 인해 갑자기 예기치 못한 찬물을 뒤집어썼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코스피는 7.24%, 코스닥은 4.62% 각각 급락했다. 하락률로 전 세계 1위와 3위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3대 주가지수 등락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0.94%,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0.83%, 나스닥종합지수 -1.02%였다.
이날에는 하락세가 더 가팔라졌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698.37포인트(12.06%) 내린 5,093.5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하락률은 역대 가장 컸다. 직전 역대 1위는 미국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 기록한 12.02%다.
코스닥은 14.00% 내리면서 978.44에 장을 마쳤다.
오후 3시 50분 현재 코스닥과 코스피가 세계주가지수 하락률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만(-4.35%), 일본(-3.61%), 홍콩 항셍(-2.47%) 등 여타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도 한국의 낙폭이 유독 두드러진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중동 사태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간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고점 부담과 함께 높은 원유 의존도, 수출 중심 산업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수출 주도 업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11.74%, 9.58% 떨어졌다. 현대차[005380](-15.80%)와 기아[000270](-14.04%)도 동반 급락했다.
항공주와 석유화학 업종은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원재료비 상승에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수혜주로 여겨졌던 방산, 해운, 정유 등도 전방위적인 투매에 이날 장중 하락 전환했다.
유진투자증권[001200] 허재환 연구원은 "한국, 일본 등 유가 수입 비중이 큰 신흥국 증시는 원유를 수출하는 미국보다 취약하다"며 "반도체도 약했으나 자동차, 운송, 소재, 증권, 건설 등 경기 민감 산업들이 급격하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039490] 한지영 연구원은 "국내 증시만 이렇게 폭락을 맞은 것은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급등한 데 따른 빠른 주가 되돌림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코스피가 5,000 이하로 내려가고 4,000 혹은 그 이하 수준으로 떨어지려면 코스피 랠리의 동력이 이익 개선 전망이 완전히 훼손돼야 하는데 아직 그런 징후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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