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기용 지배구조 개편…사외이사 '찔끔' 변경, 연임 특별결의는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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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색내기용 지배구조 개편…사외이사 '찔끔' 변경, 연임 특별결의는 0건

아주경제 2026-03-04 16:10: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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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본사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본사 전경 [사진=각 사]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에 지배구조 개선을 공개적으로 주문했지만 주요 금융지주들은 사실상 이를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장 연임 시 주주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핵심 권고안은 한 곳도 주주총회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고 사외이사 제도 개편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신한금융을 마지막으로 4대 금융지주는 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하는 이사회를 모두 마쳤다. 일부 지주에서 지배구조 관련 정관 변경안이 포함됐지만 금융당국이 요구해 온 '회장 2연임 이상 시 특별결의 의무화' 조항은 단 한 곳도 상정하지 않았다. 그나마 우리금융이 3연임 시 특별결의를 적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담은 것이 전부였다.

사외이사 제도 개편도 기대에 못 미쳤다. 금융당국은 사외이사 장기 재직에 따른 독립성 훼손 우려를 들어 단임제 도입이나 연임 제한 강화를 권고해왔다. 하지만 4대 금융지주 모두 단임제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은 안건에 포함하지 않았고 사외이사 교체 인원도 지주사별로 1~2명 수준에 그쳤다.

'셀프 연임' 논란이 일었던 BNK금융만 사외이사 7명 중 5명을 교체하고 이사회 과반을 주주 추천 이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다른 금융지주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큰 변화라는 평가다.

이는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지배구조 개편안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국은 지주 회장 장기 연임에 대한 견제 장치로 2연임부터는 일반결의가 아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정관을 개정할 것을 권고해왔다. 특별결의는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동의를 필요로 해 일반결의보다 조건이 까다롭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를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질타한 이후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과 별개로 금융권의 자발적 개선을 요구해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지난달 "국내 금융지주는 '주인 없는 회사'라는 특성상 최고경영자(CEO) 셀프 연임과 관련해 이사회와 참호 구축이 지속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주총 안건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지주들은 당국의 최종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정관을 바꾸는 데 부담이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관을 먼저 개정하면 향후 제도 변경에 따라 다시 주총을 거쳐야 하는 실무적 부담도 크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선진화 TF는 이달 정기주총 전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무위원회 위원들이 금융지주 CEO 연임 문턱을 높이는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이미 주요 금융지주의 주총 안건이 확정된 만큼 올해 주총에서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도 개선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당국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없이 선제적으로 정관을 변경하는 것은 주총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명확한 감독 기준과 법적 근거가 제시돼야 실질적인 개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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