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에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 vs "밸류보다 환율·외인 매도 중요"
"최악 시나리오 가능성은 작아…투매보단 낙폭과대 주도주 매수 유효"
장중 1조2천억 순매도하던 외인 막판 순매수 전환…투매 진정 신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란 사태라는 암초에 부닥친 코스피가 불과 이틀 사이 1,150포인트나 급락하며 비틀대고 있다. 약 한 달 전 수준으로 되돌림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증권가 전문가들은 '오천피'와 '육천피'를 연이어 돌파하며 생겨난 과열 탓인 측면이 크다면서 패닉셀(투매)에 동참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코스피가 3일은 7%, 4일에는 장중 저점 기준 12% 내렸다. 지난 2거래일 동안 20%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현재 이란발 중동 리스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전쟁과 공급망 차질 이슈 반영한 하락률"이라면서 "코스피 5,000포인트 부근에서는 저점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정해창 연구원도 "현 상황의 출구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이후에는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과 실적 동력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두 연구원은 이날 저점인 5,059.45 기준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 또는 PER)이 8.06배로 금융위기 시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짚기도 했다.
그러면서 "코스피는 2024년 8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는데 과거 7번의 서킷브레이커 사례에서 닷컴버블기인 2009년 9월과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3월 사례를 제외하면 모두 다음날 주가가 반등했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무차별적이고 폭력적인 주가 하락세"라며 "아까는 한때 -12%를 넘으면서 역대 1위였던 9.11테러(-12.0%) 당시의 하락률을 제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불안 확대, 미국 사모시장 신용불안 지속 등 기존 악재 이외에 추가된 것은 없다"면서 "미국 나스닥 선물이 0.6%대 하락,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7%대 상승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 미뤄볼 때 최악 시나리오 현실화 리스크는 아닌 듯 하다"고 짚었다.
그런데도 유독 한국 증시의 낙폭이 큰 건 "외국인 입장에서도 지금 바깥 상황이 심상치 않으니 전 세계에서 유동성과 환금성이 가장 좋은 한국 시장에서 현금화하려는 전략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는 듯하다"고 한 연구원은 풀이했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가 5,000 이하로 내려가고 4,000 혹은 그 이하로 레벨 다운하려면 코스피 랠리 동력인 이익개선 전망이 완전히 훼손되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징후는 결코 보이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공포의 절정을 지나고 있는 구간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자리에서 매도 의사 결정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안타증권[003470] 리서치센터도 "중동 전쟁에 볼모 잡힌 답답한 국면인 것은 사실이나, 지금은 두려움보다 용기가 미덕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지정학적 위험은 지나고 나면 늘 기회였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코스피의 고점 대비 하락폭은 10% 내외였다. 2022∼2023년 미국 긴축으로 전 세계 증시가 하락했을 때 30%와 해방의 날 당시 20%를 제외하면 8∼15%를 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가격결정력은 PER보다 환율·외국인·변동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1,480원대에서 고착되지 않고 되밀리고, 외국인 매도 속도가 둔화되며, 에너지 가격이 추가 급등에서 안정으로 전환되는 세 조건 중 두 가지가 확인될 때부터 밸류에이션 하단은 실제 하방경직성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환율 고착과 선물매도 재확대가 동반되고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밸류에이션이 하단 구간에 접근해도 하방 테스트가 한 번 더 열릴 수 있다"고 노 연구원은 경고했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낮 한때 1조2천억원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던 외국인은 장 막판 매수 우위로 돌아서 최종적으로는 2천355억원 순매수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와 달리 80달러대 초반을 보이고 있다. 다만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1원 오른 1,476.2원을 나타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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