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2013년 네덜란드전 0-5, 2017년 이스라엘전 1-2, 2023년 호주전 7-8…
한국 야구가 최근 3차례 WBC 첫 경기에서 거둔 성적이다. 한 수 아래로 여긴 팀들을 만나고도 첫 단추를 잘 끼우는 데 실패했다. 결국 3개 대회 모두 조별리그 관문을 넘지 못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17년 만에 8강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이 1차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다. 한국은 5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체코와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의 우세가 점쳐진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순위에서 한국은 4위, 체코는 15위다. 한국은 역대 국제대회 맞대결 전적도 2승 무패로 앞선다. 지난해 11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2경기 역시 모두 승리를 챙겼다.
두 팀은 선수단 구성에서 격차가 매우 크다. 한국은 30명 전원이 KBO리그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누비고 있다. 반면 체코는 테린 바브라(전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국에서 '투잡'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소방관, 교사, 전기기사 등 종류도 제각각이다. 파벨 하딤 체코 감독 또한 평소엔 신경외과 전문의로 근무한다.
그럼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2013년 WBC를 경험한 류지현 감독과 베테랑 투수 노경은(SSG 랜더스)은 모두 당시의 아픔을 떠올리며 필승을 각오했다. 류지현 감독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2013년 코치로 WBC를 경험했던 걸 토대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노경은은 지난달 구단을 통해 "2013년이 마지막 국가대표라 생각하고 지내왔는데 뜻밖에 합류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13년 전에는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 안 좋은 모습(네덜란드전 승계주자 포함 2실점)을 보였다. 이번엔 좋은 구위와 경기력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코는 먼 길을 날아온 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해 11월 만난 하딤 감독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팀 중 하나라 부담스럽다"면서도 "체코에선 의사에게 5주 동안 휴가를 줘서 그걸 사용해 온다. 가족들에겐 비밀이지만 항상 야구를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당시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내야수 마르틴 무지크도 "12세 때부터 야구를 했다. 야구는 내 전부다"라고 첨언했다. 그라운드 키퍼인 그 역시 잠시 생업을 멈추고 2번째 WBC를 준비한다.
한국은 체코전에서 소형준(KT 위즈)과 정우주(한화 이글스)를 중심으로 투수진을 운영할 계획이다. 둘은 2일과 3일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팀들과 평가전에서 동료 13명과 달리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WBC는 투구 수 규정이 엄격한 만큼 이들이 최대한 긴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이른 시간 선취점을 뽑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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