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미투자 특별위원회 활동을 보이콧했던 국민의힘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대미투자 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위 활동이 본격 가동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주 본회의(12일)에서 대미투자 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미국이 이란과의 장기전을 시사한 만큼 향후 어떤 변수가 생길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25% 관세 복원의 가능성을 비쳤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지금은 국회가 국익을 최우선으로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할 때"라며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우리 금융·경제시장에 방파제를 세우기 위해 머리를 맞대어 대안을 찾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대미투자 특별법은 국익과 직결된 문제다. 국민의힘이 국민과 경제를 생각한다며 대미투자 특위를 정상 가동하고 차질 없는 법안 심사와 처리에 협조해주길 바란다"며 "국민의힘에 '국익 감수성'을 기대해보겠다"고 촉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석상에서 "대미투자 특위는 오늘 전체회의와 법안소위를 열고 대미투자 특별법 심사에 돌입한다"며 "민주당은 특위 활동 시한인 9일까지 여야합의안을 도출하고 12일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여야 원내대표단 협의를 통해 대미투자 특위 구성과 특별법 제정에 합의했지만, 이후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쟁점법안인 '사법개혁3법'을 통과시키자 특위 활동을 전면 보이콧한 바 있다. 최근엔 사법개혁3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국민의힘이 장외투쟁에 돌입한 상황이고, 이에 대미투자 특위도 정상 가동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다만 국민의힘이 이날 특위 활동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대미투자 특별법 제정 절차는 가까스로 걸음을 뗏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대미투자 특별법 특위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예정대로 9일까지 필요한 법안에 대한 의결을 마치면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유 수석부대표는 "대미 관세협정 관련 부분에서 최소한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내부 논의를 거쳐서 확인했다"며 "대승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모양새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야당도 국가적 위기 상황을 방치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도 했다.
유 수석부대표는 직후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만나 이 같은 결정 사항을 전달했고,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대미투자 특위는 여야 모두의 참여로 정상 가동됐다. 이들은 이어 오후엔 법안소위를 가동해 본격적인 법안 심사에 나설 예정이다.
천 수석부대표는 "늦어도 12일 본회의에는 (대미투자 특별법) 법안이 상정돼서 처리되는 걸로 얘기를 나눴다"며 "국민의힘이 여러 사정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여야 합의대로 특별법 처리 일정을 합의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한편 여야는 대구·경북, 대전·충남 등 행정통합 특별법을 두고는 대치 상황을 이어갔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이 대한민국 미래가 걸린 행정통합에 갈피를 못잡고 훼방만 놓고 있다"며 "행정통합이 무산되면 그 책임은 200% 국민의힘에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반대한다고 필리버스터를 하다가, 돌연 찬성한다며 법사위를 열라고 떼를 쓰고,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같이 처리하자고 하니 그건 또 안 된다고 한다"며 "지역차별인가 균형감각 상실인가. 아니면 청개구리 심보인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국민의힘 대구·경북, 대전·충남 지역 의회 및 지방자치단체의 행정통합 반대를 이유로 두 지역 행정통합법 본회의 상정을 보류한 바 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이 '통합 찬성' 의사를 밝혔지만, 지도부의 당론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김태흠 충남지사 등 국민의힘 측 지역 인사가 대전·충남 통합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통합을 동시에 처리하자고 주장하는 민주당과 그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이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 수석부대표는 "TK 통합법에 대해선 더 이상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민주당이 이 법을) 대전·충남과 같이 처리하자고 주장하는데 대전·충남법은 이미 양 시장과 도지사가 반대했고, 양 지방의회도 반대했던 사안"이라고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 수석부대표는 "결국 민주당은 전남·광주 통합법만 처리해서 거기에 혜택을 준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선 처음부터 통과시켜 줄 의사가 없다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 (민주당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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