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친환경 선박까지 전면 공세···韓 조선 ‘다음 승부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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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친환경 선박까지 전면 공세···韓 조선 ‘다음 승부처’는?

이뉴스투데이 2026-03-04 15:14: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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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건조한 친환경 LNG 운반선.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친환경 LNG 운반선. [사진=한화오션]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중국이 친환경 선박 시장에 본격 가세하면서 한·중 조선업계 경쟁이 접전 국면에 들어섰다. 기술 우위로 평가받던 한국 조선이 이제 기술뿐 아니라 가격·납기·생산 능력까지 맞붙는 전면 경쟁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친환경 이후 새로운 격차를 만들어낼 ‘다음 승부처’가 한국 조선산업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우위보다 접전”…수주 현장 체감 변화

4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친환경 선박 부문은 더 이상 한국의 독주 구간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암모니아·메탄올 등 대체 연료 선박을 기준으로 보면 한·중 간 경쟁은 이미 본격화된 상태다.

이 같은 분위기는 기술 격차 분석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친환경·고효율 선박 기술 수준에서 한국과 중국 간 격차는 약 0.7년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한국이 뚜렷한 기술 우위를 유지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는 의미다.

관련 기관 관계자는 “현재는 어느 한쪽이 뚜렷하게 앞선다기보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연구개발 차원을 넘어 실제 대체 연료 선박 수주 실적을 보면 중국이 더 많이 수주한 해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조선업계에서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통합 설계 역량이나 고난도 공정 관리, 품질·안전 기준, 핵심 기자재 연계 측면에서 중국보다 다소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중국도 자국 발주 확대를 기반으로 건조 경험을 빠르게 축적하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경쟁 강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은 단순히 연료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설계·건조·시운전·운항까지 전 주기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핵심”이라며 “실증 경험과 운항 데이터 축적, 선급 인증 대응 체계는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워 아직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라고 설명했다.

대체 연료·자율운항, 2축 경쟁 본격화

관련 기관과 업계에서는 향후 조선 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대체 연료 선박과 자율운항 선박을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선박 산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핵심 축은 대체 연료와 자율운항 두 가지”라며 “그 외에는 아직 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새로운 변화 요인이 많지 않다”고 평가했다.

대체 연료 분야에서는 암모니아·메탄올 연료 선박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실증 선박 건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완전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수소 운반선 등 장기적인 방향은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은 연구개발 단계가 중심”이라며 “결국 누가 먼저 상용화 단계까지 도달하느냐가 경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운항 선박 분야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이미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공개된 실증 사례를 보면 한국이 비교적 앞선 위치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자체는 대부분 연구하고 있겠지만 실제로 어디까지 실증을 해봤느냐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는 태평양 횡단 자율운항 성공 사례 등 실질적인 데이터를 축적해온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의 대형액화수소운반선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의 대형액화수소운반선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국내 조선 빅3, 미래 기술 확보 경쟁 가속

이런 가운데 국내 조선업체들도 차세대 선박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중 한화오션은 암모니아와 수소 기반 무탄소 선박을 차세대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LNG 추진선은 완전한 탄소제로 해결책은 아니다”라며 “암모니아 추진선과 액화수소 운반선(액화수소 추진 시스템)을 개발해 무탄소 선박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HD현대 역시 친환경 선박 이후 기술 격차를 확대하기 위해 차세대 에너지원과 미래 추진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2022년 11월 미국 차세대 원자로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소형모듈원자로(SMR) 기반 해상 원자력 분야에 진출했다. 이어 2023년 3월에는 테라파워 등과 함께 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NEMO)를 설립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해 해상 환경에서의 원자력 배치와 운영 기준 마련, 상용화 가능성 검토 등을 추진하고 있다.

풍력을 활용한 추진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HD현대는 풍력보조추진장치(WAPS)인 ‘윙세일(Wing Sail)’을 개발해 선박에 탑재하고 해상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또 2021년에는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수소 생산·운송·저장·활용을 아우르는 수소 가치사슬 구축 계획을 제시했다.

삼성중공업도 친환경 선박과 디지털·자율운항 기술을 중심으로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단기적으로 LNG 운반선과 LNG 연료 추진 선박 분야에서 화물창 기술과 재액화 시스템, 선상 탄소포집(OCCS), 풍력보조추진 기술 등을 통해 친환경 선박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이산화탄소(CO₂) 운송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과 암모니아·액화수소 운반선 및 추진선 등 차세대 선박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경쟁력은 단순히 연료 전환이 아니라 연료 저장과 처리, 운송까지 포함한 전체 시스템 기술에서 나온다”며 “LCO₂ 운반선과 암모니아·액화수소 선박 등 차세대 선박 기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디지털 선박 분야에서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십 솔루션 ‘SVESSEL’을 중심으로 선박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상태 기반 장비 유지보수 시스템(SVESSEL CBM)을 통해 자율운항 중 장비 이상이나 고장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해 선박 안전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또 12인승 규모의 완전자율운항 연구선 ‘시프트-오토(SHIFT-Auto)’를 활용해 선원 개입 없이 접안·운항·정박까지 수행하는 완전자율운항 기능을 실증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AI와 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십 솔루션과 원격자율운항 시스템을 통해 선박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자율운항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선박 운영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사진=삼성중공업]

업계만으로는 한계…정부 지원도 경쟁 변수

정부 지원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본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은 당연히 필요하다”며 “최근 정부가 약 3200억원 규모의 신규 연구사업을 발주하는 등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로서는 더 많은 지원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일본과 달리 국내 해운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점도 구조적 한계로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일본은 자국 해운사를 통해 신기술 선박을 실증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해운사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과 해운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구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미래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빠르게 따라오고 있는 만큼 단순한 건조 경쟁을 넘어 미래 기술에서 격차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체 연료와 자율운항 같은 차세대 선박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를 동시에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를 위해 미래 기술 개발과 함께 관련 기자재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암모니아나 수소 같은 대체 연료 선박과 자율운항 선박 실증을 위한 규제 샌드박스 지원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관 또는 공공 발주를 통해 실증과 상업 운항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선박 건조 프로그램도 필요하다”며 “이런 방식이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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