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지원 축소·자연재해로 상황 악화…"370만명 치료 필요"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아프가니스탄에서 국제사회 지원 축소 등으로 인한 기아 위기 악화로 올해 20만명가량의 어린이가 추가로 급성 영양실조에 걸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 에일리에프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아프간 국가사무소장은 전날 제네바에서 언론브리핑을 통해 "올해 약 370만명의 아프간 어린이가 급성 영양실조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급성 영양실조는 짧은 기간에 체중이 급감,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질병으로 사망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급성 영양실조를 겪는 임신부와 수유부도 1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급성 영양실조에 걸리는 이들이 급증하는 것은, 2021년 8월 미군 철수 후 탈레반이 재집권하면서 국제사회 지원이 급감해온 데다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등의 상황이 겹쳐왔기 때문이다.
에일리에프 소장은 국제사회 지원 축소로 WFP는 현재 영양실조 치료가 필요한 어린이 4명 가운데 1명만 치료할 수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들 가운데 일부는 진료소에 갈 수도 없는가 하면 일부는 산악지역 마을에 거주해 폭설에 갇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프간에서 사망하는 대부분의 어린이가 겨울에 집에서 조용히 숨을 거둔다면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눈이 녹으면 산악지역 마을의 어린이 사망자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인접국 파키스탄과 이란이 아프간인 추방정책을 쓴 결과 2023년 말부터 본국으로 돌아온 이들이 500만명을 넘어섰다며 이에 따라 이미 제한적인 재원이 더욱 압박받게 됐다고 말했다.
또 많은 귀환자가 아프간 탈레반군과 파키스탄군 간 충돌이 일어나는 지역과 가까운 곳에 머물러 WFP는 이들에 대한 일부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고 부언했다.
에일리에프 소장은 "양국 간 무력충돌 영향을 받는 지역 사람들이 보건 서비스 접근을 못 해 어린이들의 급성 영양실조가 더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국 간 충돌은 무장단체인 파키스탄탈레반(TTP)이 아프가니스탄에 머문 채 파키스탄 국경을 넘나들며 테러활동을 하는 것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다.
파키스탄은 아프간 탈레반이 TTP를 비호한다고 주장하지만, 아프간 탈레반은 이를 부인한다. 충돌은 지난해 10월에 발생한 뒤 휴전에 들어갔다가 지난달 22일 또 일어나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yct9423@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