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와 AI 활용 범위 놓고 충돌
앤트로픽 '클로드' 이용자 되려 급증
챗GPT 제치고 앱스토어 1위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실리콘밸리에서 선악 대결(battle for good vs. evil)이 시작됐다"(월스트리트저널)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불붙은 AI 윤리 논쟁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이 있다.
이번 논쟁은 앤트로픽이 자사 AI 모델을 '모든 합법적 용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미 국방부의 요구를 거부한 데서 촉발됐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양심상"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하면서 AI 기술 사용을 둘러싼 윤리적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모든 연방기관에 앤트로픽의 기술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국방부는 자국 기업인 앤트로픽을 국가안보에 대한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다.
앤트로픽의 AI 모델은 지난 1월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과 최근 대(對)이란 공습에도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벌인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앤트로픽 퇴출' 직후 미 국방부와 계약을 맺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시민의 권리와 애국심이라는 두 가지 고지를 차지하려고 경쟁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평가했다.
WSJ은 AI 윤리 논쟁 속에서 정책 입안자부터 방위산업체, AI 스타트업, 일반 챗봇 이용자들에 이르기까지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앤트로픽 지지 진영과 오픈AI 지지 진영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앤트로픽의 초반 기세가 뜨겁다.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클로드는 지난달 28일 미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처음으로 챗GPT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미국 내 앱 다운로드 건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앤트로픽 퇴출을 지시한 지난달 27일 하루 만에 37% 급증한 데 이어 이튿날에도 51% 늘었다.
지난 2일에는 이용자 급증 탓에 일시적으로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챗GPT는 오픈AI가 국방부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루 만에 앱 삭제율이 약 3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전했다.
WSJ은 앤트로픽이 미국 연방정부라는 큰 손 고객을 잃었지만, 팬들을 얻었다고 짚었다.
경쟁사인 오픈AI 직원 약 100명은 구글 직원 약 830명과 함께 앤트로픽에 연대하는 온라인 공개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정치 활동가이자 투자자인 에이미 시스킨드는 엑스에 올린 글에서 앤트로픽은 실리콘 밸리에서 "몇 안 되는 선한 기업(good guys) 가운데 하나"라면서 챗GPT와 일론 머스크의 xAI 챗봇 '그록' 삭제를 촉구했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엑스 게시물을 통해 미 국방부와의 계약에 대해 "기회주의적이고 엉성하게 보였다"고 인정했다.
올트먼은 오픈AI가 대규모 국내 감시나 자율 살상 무기에 AI가 쓰이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국방부와의 계약서에 명시했고, 앤트로픽이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돼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했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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