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세종문화회관서 '더 엠퍼러' 공연…"래퍼로서 상상도 못한 무대"
학창 시절 피아니스트 꿈꿔…서울시합창단 협연으로 신곡 첫 공개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지난 1월에 베토벤의 묘지를 찾아가 설날 세배드리듯이 인사 한번 드렸어요. 거기서 신곡도 하나 만들어서 이번 공연에서 초연합니다."
오는 5월 9∼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힙합 공연 '창모 : 더 엠퍼러'(CHANGMO : THE EMPEROR)를 앞두고 래퍼 창모(본명 구창모)가 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연에 대한 소감과 준비 과정을 밝혔다.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의 상징성과 웅장함을 힙합의 에너지와 결합해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준을 제시하는 무대로 기획됐다. 창모는 공연에서 라이브 오케스트라와 함께 대중음악의 감각을 대극장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규모와 형식으로 선보인다.
창모는 "세종문화회관이란 이름 자체가 제 경력에 들어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어렸을 때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 이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꿈꿨지만, 래퍼로서 이곳에 오게 될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은 총 4개 장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장 '더 드림'(THE DREAM)에서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로 서막을 열고, 두 번째 장 '더 보이스'(THE VOICE)에서는 창모의 대표곡들을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재해석해 들려준다.
이어 세 번째 장 '더 엠퍼러'(THE EMPEROR)는 앞선 두 장의 흐름을 결합한 무대를 선보이고, 마지막 장 '피날레'(FINALE)에선 창모의 신곡을 서울시합창단과 협연으로 처음 공개한다.
이광일 음악감독은 "힙합과 클래식의 단순한 만남을 넘어, 세종문화회관이란 공간에서 힙합 아티스트의 서사를 구조적으로 재해석하는 시도"라며 "오케스트라가 단순한 반주가 아니라 또 하나의 주체로서 음악을 이끌고, 각 곡을 서사적으로 묶어 하나의 큰 작품처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학창 시절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창모는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황제' 2악장 일부를 피아노로 직접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모든 곡을 연주할 수는 없지만, 맛보기라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이라며 "역사에 남지는 못해도 '평타'는 치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창모는 공연에서 다소 거친 랩 가사를 순화해 부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전국 공연을 다니며 관객의 반응을 실험해왔다"며 "너무 심하다 싶은 부분은 제 선에서 묵음 처리하거나, 관계자분들의 의견을 반영해 최대한 순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주로 클래식 무대를 올리는 세종문화회관이 대중음악, 특히 힙합 장르를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공공 극장이 지닌 예술적 수용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는 무대"라며 "창모다운 음악을 공연예술의 구조 안에서 완성도 있게 구현하려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창모도 "관객의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저를 모르는 분들도 공연 후에는 창모를 검색해볼 수 있도록 인상 깊은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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