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1주년 특별기획-조선·방산 산업 전망] ① 마스가 성공, 현장 숙련공과 엔지니어 경험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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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1주년 특별기획-조선·방산 산업 전망] ① 마스가 성공, 현장 숙련공과 엔지니어 경험 '좌우'

한스경제 2026-03-04 14: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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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본격화되는 올해 마스가의 성공 여부를 두고 학계와 업계에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 조선업 재건에 있어 최적의 파트너이자 최고의 역량을 갖췄다“며 한국 조선을 치켜세웠다. 마스가가 공식 발표되기 이전인 2024년 12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을 비롯해 HD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주가는 급격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반면 전혀 다른 반응도 나왔다. 이신형 서울대 교수는 "(마스가가) 메아리 없는 구호"라고 평가 절하했고 업계에서는 "미국 조선업 보호법인 ‘존스법’, ‘반스톨레프슨 수정법’ 개정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족쇄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심지어 혹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조선업 필요·협업 발언은 ‘립 서비스’"라고 의미를 축소하며 지난 2012년 국내 조선업계가 넓은 숲 대신 나무를 먼저 본 나머지 대량 투자·수주한 드릴십,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입은 트라우마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 2014년 미국서 셰일가스 생산 급증...돌발변수

2012년을 전후로 유가는 급등해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육박했다. 국내 조선3사는 엑손모빌, 쉐브론 등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값비싼 비용이 들더라도 해저에서 원유를 시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드릴십이나 FPSO 등 해양플랜트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 많은 투자를 했다.

이 시기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은 ‘공급은 빠듯하고 고유가는 구조적’이란 인식하에 심해·초심해 개발 프로젝트를 대거 승인했다. 동시에 드릴십과 FPSO 등 해양플랜트를 국내 조선3사를 비롯해 세계 주요 조선소에 집중 발주했다.

하지만 오일 메이저와 조선 3사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바로 셰일가스의 상업 생산 본격화였다. 미국에서 셰일가스 생산은 2011~2014년 사이 급증했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추가 공급이 아닌 공급 구조 자체를 바꿨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 조선3사, 旣 수주 400억달러 규모 드릴십 11조 손실

결국 2014년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급증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감산 대신 시장점유율 방어 선택, 공급 과잉 심화가 맞물리며 배럴당 100달러 선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40달러대로 곤두박질쳤다.

이 순간 오일 메이저들은 미국의 셰일가스 붐 이전 세운 전략을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배럴당 40달러 수준인 유가 상황에서 심해 프로젝트는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심해 프로젝트 특성상) 10년짜리 프로젝트는 유가 예측 실패 시 손실이 막대해 장기 리스크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투자금 회수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셰일이 오일 메이저에겐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결국 해양플랜트의 발주계약 취소와 인도 연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3사가 이미 수주·건조한 드릴십 등 해양설비는 운영하지 않거나 저가에 재계약하면서 해양플랜트 시장이 급랭했고 국내 조선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2012년 일본과 싱가포르는 한국 조선과 반대로 움직였다. 해양플랜트와 관련한 무리한 투자 및 수주를 진행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은 미국에서의 셰일가스 생산 급증이 전체 에너지 시장을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전략적 사고를 미처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은 이러한 큰 판을 읽는 정보가 있었다.

◆ 日·싱가포르 전략적 사고...한국과 반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3사는 2010~2013년 글로벌 드릴십·해양플랜트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했다. 이 시기 글로벌 시장에서 발주된 드릴십은 연간 최대 40척에 달했고 척당 가격은 5~6억달러 선이었다. 3년여 동안 드릴십 수주액만 최대 400억달러 규모에 달했던 조선3사는 2014년 이후 오일 메이저들이 셰일가스 생산 급증으로 신규 발주를 취소하거나 연기함에 따라 1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입었다.

조선 전문가는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의 시각에서 봤을 때 조선업 자체의 경쟁력은 극히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그들은 큰 판을 본다. 지정학적인 이슈나 자본시장의 요구 등 미래 불확실성을 고려한 복합적인 의사결정을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조선이 이런 메커니즘을 2012년 미리 이해했더라면 당시 해양플랜트에 올인함으로써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년 현재도 마스가와 관련 14년 전 한국 조선이 해양플랜트에 대해 간과했던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조선을 띄어주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만 믿고 섣부른 의사 결정 시 국내 조선업계가 낭패를 볼 소지 있다는 것이다.

우선 미국 의회의 예산 배정 여부와 미국이 정말 배를 발주할 준비(조직과 여론, 법·제도 개정여부 등)가 돼 있는지 멀리 내다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예산 배정 및 미국 측의 준비 완료를 전제하에 선박을 건조하면 우리 기업의 수익에 도움이 되느냐 여부에 대한 명확한 사전 점검도 필수란 지적이다.

권효재 COR 에너지인사이트 대표는 “조선은 반도체처럼 끊임없이 핵심 기술을 개발해 매출로 이어가는 구조가 아니며 최첨단 설계 도면도 누구나 구할 수 있다”며 “실제 만들어내는 현장의 숙련된 기능공과 현장 엔지니어 사이의 암묵지가 핵심 노하우”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조선 생산성이 아무리 높아도 이를 미국에 그대로 이식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무엇을 선택하든 이번 기회에 조선3사의 획일적인 조직문화를 정비하고 큰 틀에서 멀리 보고 마스가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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