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여야가 연일 정면 충돌을 이어가던 국회에서 모처럼 합의의 장면이 연출됐다. 사법·권력·정치개혁 법안을 둘러싸고 거친 설전을 벌여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는 협조하기로 하면서다. 날선 공방이 일상화된 정국에서 경제 현안을 앞에 둔 정치권의 선택이 주목된다.
이번 합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미국 투자 확대와 공급망 재편이라는 외부 변수에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로 해석된다.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통상 환경 변화 속에서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 지원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성이 크다는 데 이견이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 여야는 사법개편, 상법 개정, 특검 법안 등 주요 쟁점에서 물러섬 없는 대치를 이어왔다.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속도전을, 야당 국민의힘은 ‘입법 독주’ 비판으로 맞서며 협상 공간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경제 전략 법안에 한해 협력의 물꼬가 트였다는 점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경제만큼은 정쟁의 영역에서 분리했다”는 평가와 함께 “권력 구조와 직결되지 않는 분야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합의”라는 냉정한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협조가 정국 전반의 협치 복원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아직도 쟁점 법안에서는 여전히 평행선이 뚜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의가 갖는 상징성은 가볍지 않다. 대외 경제 환경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상황에서 국회가 최소한의 정책 안정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다. 기업 투자와 산업 전략은 신호에 민감하다. 정치가 멈춰 서면 시장은 불안해지고, 정치가 방향을 제시하면 투자 심리는 안정을 찾는다.
관건은 지속성이다. 이번 합의가 일회성 제스처에 그칠지, 아니면 ‘경제 분야 실용 협치’라는 새로운 기준점이 될지는 향후 입법 과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정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적어도 이번만큼은 정치가 잠시 멈춰 섰다. 경제라는 공통분모 앞에서다. 대미특위의 활동 시한은 오는 9일까지며 여야 합의에 따라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