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호르무즈… K-보험 리스크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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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호르무즈… K-보험 리스크 시나리오는

투데이신문 2026-03-04 12:56: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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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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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정해지면서 국내 보험업계도 긴장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겉으로는 지역 분쟁처럼 보이지만,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커지면서 해상보험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상황을 단순한 지정학적 충돌이 아니라 해상보험료 상승과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복합 리스크로 보고, 대응 시나리오 점검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글로벌 해상보험 시장에서 항로 위험도 재평가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전쟁위험 담보(War Risk Insurance)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보험료 산출의 핵심은 실제 사고 발생 여부보다 ‘사고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심리적 선반영’에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 인근 항로를 지나는 일부 선박의 보험료가 기존 대비 약 50% 수준까지 할증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전쟁위험 보험료가 평시 대비 최대 20~25배까지 급등했던 사례가 있어 시장이 위험 프리미엄을 선반영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해상 보험료 상승은 결국 운송 비용 증가로 이어져,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 리스크의 ‘보험 방어막’…당장 실적 충격은 제한적

다만 당장 국내 보험사의 실적에 직접적인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와 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는 보험산업 특유의 위험 분산 구조와 계약 설계 때문이다.

우선 일반적인 기업보험이나 해상보험 계약에는 전쟁, 테러, 내란 등 군사적 충돌로 인한 손해를 보상 범위에서 제외하는 ‘면책 조항’이 명시돼 있다. 또한, 고위험 지역의 계약을 인수하더라도 국내 보험사가 위험을 독자적으로 떠안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재보험 시장에 위험을 분산(재보험 출재)하는 구조를 취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상황을 과도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국내 보험사들의 중동 관련 익스포저 자체가 전체 자산 대비 크지 않은 편이고, 보험사는 인수 단계에서 위험을 선별하는 언더라이팅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해상보험료가 일부 상승할 수는 있지만 이를 곧바로 손해율 악화나 재무 리스크로 연결해 볼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보험사들이 보유한 중동 지역 거점 역시, 대규모 사업 기반이라기보다는 네트워크 관리와 시장 모니터링 기능이 중심이라는 평가다. 삼성화재는 두바이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한화생명은 아부다비에 주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지 보험을 대량으로 인수하거나 자산을 크게 운용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동 거점은 영업 확대보다는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역할이 크다”며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국내 보험사에 직접적인 보험금 지급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진짜 본진은 ‘금융시장’…환율·금리 흔들리면 K-ICS 압박

정작 보험업계가 예의주시하는 지점은 따로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 유가 상승을 촉발하고, 이것이 글로벌 금리와 환율의 급변동으로 이어지는 ‘금융시장 발(發) 리스크’다.

특히 IFRS17과 K-ICS(신지급여력제도) 체제 하에서는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거시경제 지표의 작은 흔들림도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 지표에 즉각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크다.

실제 보험사 경영공시 데이터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하락할 경우 생명보험사의 K-ICS 비율은 평균 13.76%포인트, 손해보험사는 8.62%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환율이 100원 상승할 경우 손해보험사의 K-ICS 비율은 약 1.5%포인트 하락 압력을 받는다. IFRS17 체제에서는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자본 건전성 지표에도 비교적 빠르게 반영되는 구조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보험은 전쟁 리스크 자체보다 금융시장 변동성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산업”이라며 “재보험 요율 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보험사들은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위험 프리미엄 관리와 변동성 대응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중동 긴장은 보험금 지급 리스크보다는 금융시장 변동을 통한 자산 가치와 자본 건전성 영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요 보험사들은 중동 상황과 금융시장 움직임을 동시에 점검하며 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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