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빌딩 숲을 벗어나 서쪽으로 달리다 보면 어느덧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공기 속에 배어드는 순간을 만난다. 대부도에서 선재대교를 건너 선재도로 들어서는 길목, 바다 한가운데 동그랗게 떠 있는 작은 무인도가 눈에 들어온다. 인천 옹진군의 ‘목섬’이다. 거창한 수식어가 없어도 담담하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줘, 여행객의 걸음을 자연스레 붙잡는다.
목섬 길 전경 / 인천관광공사 홈페이지
선재도는 영흥도와 대부도 사이를 잇는 징검다리 같은 섬으로, 수도권에서 차량으로 접근하기 좋다. 섬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고 해안선 길이는 10.9km에 달한다. 대부분 고도가 100m 이하인 완만한 지형이라 가볍게 걷듯 둘러보기에도 부담이 없다. 목섬은 선재도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대표 명소로, 섬을 상징하는 풍경으로 꼽힌다. 2012년 미국 CNN이 ‘한국의 아름다운 섬 33선’ 1위로 소개하며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목섬의 매력은 바다가 길을 열어주는 순간에 있다. 평소에는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섬이지만, 하루 두 번 썰물이 들면 1km 길이의 모랫길이 서서히 드러난다. 갯벌이 아닌 단단한 모래로 이뤄져 신발이 크게 더러워지지 않고도 섬까지 걸어갈 수 있다. 길 양옆으로는 드넓은 갯벌이 펼쳐지고, 발 아래에는 물결이 남긴 무늬가 선명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선재도 목섬 / 인천관광공사 홈페이지
최근에는 여행 동선도 한결 편해졌다. 옹진군은 지난해 12월 선재리 일원에 관광안내소와 공중 산책로를 준공했다. 연면적 약 440㎡ 규모의 관광안내소 2층에는 선재도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을 담은 마을 전시관이 마련돼, 섬의 이야기를 더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공영주차장과 목섬 산책로를 잇는 270m 길이의 공중 산책로는 바다와 갯벌, 목섬 전경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로 주목받는다.
목섬 탐방은 상시 개방되며 별도 입장료나 주차 요금은 없다. 다만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은 날마다 달라 국립해양조사원 조석 예보나 물때표 확인이 필요하다. 주변에서는 바지락과 동죽 등을 채취하는 어촌 체험도 운영된다. 자연이 허락한 시간에 맞춰 느릿하게 걷는 목섬의 길은, 바쁜 일상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기 좋은 짧은 여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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