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의 공천헌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구속됐다. 관련 녹취록이 공개되며 의혹이 제기된 지 64일 만에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두 사람의 신병이 확보된 만큼 향후 경찰 수사의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배임수재(강선우)·증재(김경) 혐의를 받는 두 사람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발부 사유로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 소재 한 호텔에서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공천 대가라는 점을 인지한 상태로 돈을 받았고 이를 전세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후 김 전 시의원은 단수 공천돼 재선에 성공했다.
이를 두고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받은 쇼핑백에 1억원이 담긴 사실을 수개월 뒤에 알았고 인지한 즉시 돈을 돌려주려고 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강 의원을 두 차례, 김 전 시의원을 네 차례 불러 조사를 벌인 끝에 지난달 5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63명 가운데 찬성 164명으로 통과됐다.
법원은 경찰이 제출한 각종 물적 증거와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범죄 혐의에 대한 상당한 소명이 이뤄졌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강 의원이 사무실 PC를 포맷한 정황과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태도 역시 증거인멸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시의원은 수사 초기 경찰에 범행 일부를 인정하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경찰이 공천헌금 의혹 수사에 착수한 지난해 12월 31일 직후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한 점, 체류 기간 동안 메신저에 가입과 탈퇴를 반복한 행적 등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으로 판단된 것으로 보인다.
‘1억원 공천헌금’ 외에도 다른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찰은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약 1억3000만원을 차명으로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진행된 신상 발언을 통해 “다섯 차례에 걸쳐 총 3억2200만원을 (김 전 시의원 측에) 반환했다”며 “다섯 차례나 돈을 반환했는데, 제가 먼저 요구했다는 것이 말이 되나. 심지어 김 전 시의원 측의 쪼개기 후원과 금품 제공 시도는 제가 먼저 경찰에 알렸다”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김 전 시의원도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공천을 대가로 ‘차명 후원’을 했다는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수사 전반에 걸쳐 지연·부실 논란에 휩싸였던 경찰은 이번 결정으로 일단 명분은 확보해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경찰은 빠르면 이날 오후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을 조사할 예정이다. 양측 진술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어 대질 조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구속영장에서 정당 공천이 ‘공무’가 아닌 ‘당무’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어 두 사람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한 경찰은 향후 법리 검토를 통해 뇌물죄 성립 가능성도 따져볼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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