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일상에 스며든 독립 영화의 ‘힙(HIP)’한 반란
최근 어려운 환경에서도 독립 영화들이 신선한 소재와 놀라운 완성도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창작자들이 발 딛고 있는 업계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자신들의 역량을 뽐낼 수 있는 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다. 잘 만들어진 독립 영화가 가진 문화적 기여와 파급력이 큰 만큼, 창작자와 대중이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독립 영화를 단순한 관람의 대상을 넘어 하나의 ‘힙(HIP)’한 문화로 변모시키며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스타트업 ‘럭키비디오스토어’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원덕현 대표가 이끄는 럭키비디오스토어의 출발점은 원 대표 자신의 치열한 고민에서 비롯되었다. 아역 배우로 시작해 다수의 작품과 무대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다져온 그는, 2023년 단편 영화 ‘슈퍼스타628’을 직접 연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현실에 부딪혔다. “정말 열심히 만들었는데, 한 명의 관객이라도 더 만나게 하는 과정이 구조적으로 너무 험난했습니다. 그게 못내 아쉬웠죠.”
돌파구는 뜻밖의 곳에서 열렸다. 영화 제작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리워드로 기획했던 티셔츠가 세련된 디자인 덕분에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이다. 원 대표는 여기서 영감을 얻었다. “단순한 영화 굿즈를 넘어 일상에서 소비되는 패션 아이템으로 독립 영화를 알릴 수 있다면 어떨까?” 이 아이디어는 티셔츠와 함께 제공되는 티켓의 QR 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영화를 즉시 감상하거나, 감독 인터뷰 및 비하인드 영상을 볼 수 있는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구체화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영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럭키비디오스토어는 소비자들이 디자인에 끌려 티셔츠, 후드, 에코백 등 패션 아이템을 구매하고 자연스럽게 영화를 접하도록 유도하며, 한편으로 훌륭한 작품성을 갖추고도 마케팅 창구가 부족했던 독립 영화들을 대중에게 알리는 홍보 대행의 역할도 수행한다. 아울러 브랜드에서 발생하는 수익 일부는 창작자들과 공유하며 열악한 독립 영화 생태계에 새로운 수익 창출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개최한 단독 상영회 ‘럭키비디오스토어 영화제(LVSFF)’는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3일간 22편의 작품을 상영하며 500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이 행사는, 엄숙한 기존의 영화제 틀을 깨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독립 영화를 즐기는 하나의 축제로 승화시켰다. 원 대표는 “독립 영화가 무겁고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사람들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힙한 문화’로 인식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인디 영화 스튜디오 ‘A24’가 고유의 색깔로 글로벌 영화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듯, 원 대표 역시 럭키비디오스토어를 통해 장기적인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독립 영화를 알리는 것을 넘어, 향후 영화 제작과 배급에 참여하는 다양한 주체들에게 최적화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배우라는 본연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가두던 틀을 깨고 나와 창작자와 관객을 잇는 단단한 가교가 되기를 자처한 원덕현 대표. 그의 빛나는 도전이 척박한 독립 영화 생태계에 새로운 변화의 씨앗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Copyright ⓒ 이슈메이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