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비, 아이에게 제대로 닿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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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비, 아이에게 제대로 닿고 있습니까?

베이비뉴스 2026-03-04 09:12:00 신고

3줄요약

공동육아의 정신은 '내 아이'를 맡기거나 '남의 아이'를 보호해주는 것을 넘어서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데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공동육아를 실천하고 있는 원장, 교사, 학부모가 직접 최근 보육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공동육아의 시선'이라는 기획을 진행합니다. 이 기획은 사단법인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과 함께합니다. -편집자 주

✔ 2025년: 만 5세 무상보육·교육 시작

✔ 2026년: 만 4세까지 확대

✔ 2027년: 만 3세까지 확대 예정

■ 무상보육비 사용 가능 항목 (어린이집 기준)

• 입학준비금: 원복, 가방, 개인 교구·교재 구입비 등

• 특별활동비: 외부 강사 프로그램(체육·음악·미술·영어 등)

• 현장학습비: 체험학습 입장료, 프로그램비 등

• 차량운행비: 통학 차량 운영·관리 비용

• 부모부담 행사비: 발표회, 졸업식 등 각종 행사비

• 급·간식비: 아침·저녁 급식비 및 간식비(지침에 따라 상이)

※ 세부 사용 기준과 지원 한도는 연도별 정부 지침 및 지자체 운영 기준에 따라 다름.

공동육아어린이집 아이들이 숲체험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최윤미 공동육아어린이집 아이들이 숲체험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최윤미

2025년부터 어린이집 만 5세 아동을 대상으로 무상보육비 지원이 시작됐다. 부모가 부담하던 필요경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다. 그렇다면 이 예산은 아이들의 하루를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고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형태의 어린이집이 있다. 그중에는 자연속에서 놀이하며 성장하는 공동육아어린이집도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교실보다 산과 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매일 산에 올라가요. 바람을 만나고 꽃향기를 맡아요. 낙엽 위를 미끄러질 때는 내가 나뭇잎이 된 것처럼 날아가는 기분이에요. 청솔모도 만나고, 비 온 뒤에는 달팽이와 지렁이도 만나요. 친구 손을 잡고 올라가면 힘이 나고, 동생에게 손을 내밀어 줄 때는 마음이 몽글몽글해져요. 자연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면서 많은 것을 줘요.”

이 말들 속에는 배움이 담겨 있다. 균형을 배우고, 위험을 인지하고, 책임을 나누고, 서로를 배려하는 법을 익힌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과정이다.

가끔은 버스를 타고 다른 숲으로 나들이를 간다.

“여기는 우리 동네 산이랑 냄새가 달라.”

“저 나무는 진짜 크다. 우리 셋이 안아야 돼.”

“다른 데도 가보니까 세상이 더 넓은 것 같아.”

아이들에게 세상을 넓히는 경험은 값비싼 프로그램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과 여유에서 시작된다.

아이들은 노래를 부를 때도 이렇게 말한다.

“엄마, 아빠한테 들려주고 싶어요. 우리가 준비한 발표회를 열어요!”

“발표회날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옷을 입고 싶어요.

똑같은 옷보다 나만의 옷이 더 좋아요. 우리는 모두 예쁘니까요”

화려한 무대 장치나 의상이 없어도 아이들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한다.

이처럼 자연과 함께하는 어린이집의 하루는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아이들의 선택과 관계, 탐색과 성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을 읽고 만들기를 하는 시간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똑같은 결과물을 만드는 활동은 아이들의 개성과 거리가 멀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과 속도를 지닌 존재다.

자연 속에서의 경험은 각자의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는 아이만의 그림과 책으로 이어진다.

공동육아어린이집 아이들이 숲체험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최윤미 공동육아어린이집 아이들이 숲체험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최윤미

그렇다면 무상보육비는 어디에 쓰일 때 아이들에게 가장 의미 있을까?

무상으로 제공되는 예산을 ‘사용하기 위해’ 새로운 특별활동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해 본 적도 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은 이미 스스로 놀이하며 배울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자연 중심의 어린이집에 값비싼 특별활동이나 보여주기식 행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신 더 절실한 것이 있다. 아이 한 명 한 명을 충분히 돌볼 수 있는 교사 배치, 건강한 식재료, 안전한 야외 놀이 환경을 위한 준비와 지원이다.

한 아이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선생님이 같이 있어 주니까 산이 더 재미있어요.”

아이에게 가장 큰 안전망은 곁을 지켜주는 어른이다. 예산이 먼저 향해야 할 곳도 바로 그 자리일지 모른다.

무상보육비는 어른의 행정을 위한 예산이 아니라 아이의 하루를 위한 예산이어야 한다.

결과 중심의 활동이 아니라 놀이 중심의 배움, 인위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이의 일상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우리는 그냥 많이 놀고 싶어요.”

아이들의 이 단순한 말이, 무상보육비 사용의 가장 분명한 기준이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충분히 놀 수 있는 시간, 자연 속에서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공간, 곁을 지켜주는 교사. 그 일상을 지켜주는 데 예산이 쓰일 때, 비로소 무상보육비는 아이에게 닿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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