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1,500원 돌파”…17년 만의 ‘심리적 마지노선’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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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1,500원 돌파”…17년 만의 ‘심리적 마지노선’ 흔들렸다

뉴스로드 2026-03-04 07:45: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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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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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드] 달러-원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1,500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에너지 수급 불안과 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겹치면서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급격히 심화된 결과다.

4일(한국시간)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 외환시장(현물환) 종가 대비 46.00원 급등한 1,485.70원에 야간 거래를 마쳤다. 상승 폭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8년 11월 6일(64.80원 급등) 이후 최대다. 당시에는 야간 거래가 도입되기 전이었다.

이날 서울 주간장(오전 9시~오후 3시30분) 종가 1,466.10원과 비교해도 19.60원 오른 수준이다. 뉴욕장 초반 1,475원 안팎에서 거래를 시작한 달러-원 환율은 중동발 공급 충격 우려가 커지자 상방 압력을 강하게 받으며 1,500원 선을 단숨에 돌파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집계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의 장중 고점은 1,506.50원(한국자금중개 기준), 저점은 1,459.10원으로 변동 폭은 47.40원에 달했다. 1,500원 선을 장중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다. 이라크 매체 샤팍뉴스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유전인 루마일라 유전에서의 원유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이란의 해협 봉쇄로 수출 길이 막히자 생산과 송유를 모두 멈추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샤팍뉴스는 “입수한 바스라 석유공사 문서에는 3월 3일 오후 3시부터 루마일라 유전의 생산과 송유를 100% 중단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라크 관리들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유조선이 이동하지 못할 경우 며칠 내로 하루 석유 생산량을 300만 배럴 이상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4월 인도분은 한때 전장 대비 9%를 웃도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유가 급등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화에는 추가적인 약세 압력이 가해졌다.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자 달러화에 대한 수요는 전방위적으로 늘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장중 99.685까지 상승했다. 이와 보조를 맞추며 달러-원 환율도 1,506.50원까지 치솟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이 ‘달러의 안전자산 위상’을 재확인시킨 사례라고 평가했다. 트레이드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미 달러가 여전히 대표적인 안전자산 통화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슈왑 금융연구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도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이자 기축통화 발행국인 미국은 투자자 자금의 안전한 피난처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뉴욕증시가 장 후반 낙폭을 줄이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다소 진정되자 달러-원 환율도 1,485원대로 되돌림을 보이며 야간장을 마감했다. ‘1,500원 상회’가 종가로 굳어지지는 않았지만, 심리적 마지노선이 장중 붕괴된 만큼 향후 원화 약세 기조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같은 시각 다른 주요 환율도 안전자산 선호 흐름을 반영했다. 오전 2시49분께 달러-엔 환율은 157.748엔, 유로-달러 환율은 1.16007달러에서 거래됐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6.9228위안 수준을 나타냈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29.27원, 위안-원 환율은 212.44원에 형성됐다.

야간 거래를 포함한 이날 전체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합산 187억6천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급등,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가 맞물리면서 원화 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확대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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