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가온 선수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대한민국 설상 종목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가온은 지난 2월 13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결선에서 90.25점을 기록하며 우승했다. 이로써 최가온은 만 17세 3개월의 나이로 종전 기록 보유자인 클로이 김(미국, 17세 10개월)을 제치고 역대 최연소 올림픽 스노보드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그런데 이보다 최가온의 금메달이 더더욱 특별한 이유는 그녀의 부상 투혼 때문이었다. 최가온은 악천후 속에서 진행된 결선 1차 시기에서 보드가 파이프 벽에 걸리며 크게 넘어져 큰 부상을 입었다. 부상 당시 무릎 통증과 다리에 힘이 빠져 기권을 고민했으나, 2, 3차 시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완벽한 연기로 최고점을 경신하며 우승했다. (그녀는 대회 전 전지훈련 중 손바닥뼈 3곳에 골절을 당하기도 했다.)
국민은 어린 나이의 선수가 보여준 경이로운 투혼에 놀라워하고 찬사를 보냈다.
그런데, 최가온 선수가 금메달을 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그녀가 서울 강남 서초 지역의 초고급 아파트(일부 보도에서는 타워팰리스, 혹은 반포 고급 단지로 지칭)에 거주하며, 세화여고를 다니는 등 배경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부 누리꾼들은 “예체능은 역시 돈 없으면 못 한다”, “부유한 환경 덕분에 올림픽에 간 것 아니냐”,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금수저' 선수의 성공은 감동이 덜하다”, “귀족 스포츠로 얻은 결과”라며 비난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온라인상에 최가온 선수의 거주 아파트에 걸린 축하 현수막이 “집값 떨어진다”, “금수저 자랑하냐”라는 악성 민원 때문에 강제 철거되었다는 사진과 글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현수막이 민원으로 철거되었다는 사진이나 관련 주장 중 일부는 AI로 조작된 이미지이거나 가짜 뉴스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최가온 선수가 과거 큰 부상을 입고 척추에 6개의 철심을 박은 채 경기에 임했다는 사실 또한 재조명되었다.
이에 부유한 환경과 별개로 선수가 겪은 고통과 노력이 알려지면서, “가정 형편을 이유로 선수의 성취를 깎아내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 여론이 형성되었다.
다행히도 이번 최가온 선수 금수저 논란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씁쓸함과 안타까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 그간 최가온 선수의 마음 상함이 매우 심했을 것이고, 또다시 우리 사회의 왜곡된 시각과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왜곡된 시각을 벗어나야 한다. 왜곡된 시각은 ‘오해’를 낳고, 오해는 ‘신뢰’를 약화하고 갈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대립으로 치닫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대립의 끝은 최가온 선수와 같은 선량한 피해자를 끝없이 양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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