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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감독과 일곱 명의 배우들이 세 편의 에피소드에 극장을 향한, 영화를 향한 마음을 담았다.
3일 서울 씨네큐브에서 영화 '극장의 시간들'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돼 독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배우 김대명, 원슈타인, 이수경, 홍사빈, 고아성, 장혜진, 김연교이 참석했다. '극장의 시간들'은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감독이 만든 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앤솔로지 영화로, 함께 웃고 울고 꿈꾸며 언제나 변치 않는 친구가 되어준 극장과 영화에게 보내는 시네마 러브레터다.
극장 '씨네큐브' 측은 25주년을 맞아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감독에게 '극장의 시간들'을 제안했다. 씨네큐브를 홍보하는 목적이 아닌, 극장을 기념하기 위한 작품을 만들어달라는 것. 이종필 감독은 "오래전부터 '침팬지'와 관련된 일이 있어서 그걸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가은 감독은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영화 일이 하고 싶어졌고, 그래서 '영화 일을 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작업하지?'라는 고민이 많을 때였다. 이 고민을 극장과 영화의 프로젝트 안에 담아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시작하게 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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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에피소드는 이종필 감독이 연출한 '침팬지'다. '침팬지'는 2000년 광화문을 배경으로 우연히 만나 신기한 침팬지 이야기에 빠져드는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원슈타인, 이수경, 홍사빈이 열연했다. 특히 뮤지션 원슈타인은 이종필 감독이 "김대명 닮은 꼴"을 찾던 중 제안하게 됐다. 이종필 감독은 '침팬지'와 관련 "저에게 2000년 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더했다. 그는 "영화는 그렇게 말로 설명되지 않는 걸 기록하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기록하는 과정에서 사실이냐, 아니냐보다 함께 현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우리에게 변하지 않는 건 그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작품 속에 있는 의미를 전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윤가은 감독의 '자연스럽게'이다. '자연스럽게'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영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어린이 배우들과 감독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배우 고아성이 감독 역을 맡아 일곱 명의 아역 배우와 호흡했다. 고아성은 영화 '파반느'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으로 이종필 감독과, 영화 '한국이 싫어서'로 장건재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에 "이 자리가 세계관 붕괴처럼 어색하게 느껴진다"라고 소감을 전해 현장을 웃음을 짓게 했다. 윤가은 감독은 "첫날 한 어린이 친구가 알레르기 때문에 약을 먹고 가라앉히는 시간이 있었다. 이 이야기를 고아성에게 하자, 촬영할 때 고아성이 '누구야, 알레르기 괜찮아?'라고 즉흥에서 대사를 하더라. 내가 생각지도 못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을 현장에서 더 들여다보고 명민하게 봐야 하는 것들이 있구나. 제삼자가 되어 경험하는 것들이 새롭게 다가와서 '더 정신 차리고 영화를 찍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라고 현장 에피소드와 함께 고아성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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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에피소드는 장건재 감독의 '영화의 시간'이다. 오랜만에 광화문의 극장에서 재회한 중년 여성들의 꿈 같은 하루를 그린 작품으로, 배우 양말복, 장혜진, 김연교, 권해효, 이주원, 문상훈이 출연해 따뜻한 앙상블을 완성했다. 장혜진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가 극장을 운영하셨다. 제가 극장의 딸"이라고 자신의 가정사를 고백하며 극장과 남다른 인연을 전했다. 그는 어린 시절 청소 노동부였던 이모를 떠올리며 "사라진 친구에 대한 그리움, 다시 우연히 만났을 때 현실감이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작품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이에 장건재 감독은 "극장이 주인공이 되고, 그 극장이 작동하기 위해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상상해 보는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일하는 사람이 오랜만에 극장을 찾아온 사람과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써봤다"라고 작품에 애정을 전했다.
'극장의 시간들'의 문을 열고 닫는 것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다. 여기에는 영사실에서 상영을 준비하는 기사님과 새롭게 이를 교육받는 젊은 세대의 만남이 담겨있다. 이를 연출한 이종필 감독은 "실제로 씨네큐브가 생길 때부터 25년 동안 이 자리에 계신 홍성희 영사 기사님을 막연하게 찍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기록한다는 의미로 씨네큐브에 와서 하루 종일 조금씩 찍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완결을 지어야 하니, 가상의 젊은 친구가 등장했다. 씨네큐브가 필름 영사도 되고, 디지털 영사도 되는데, '프린팅된 필름을 누가 가르쳐주는 영상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영사 기사님께 부탁드려서 다큐멘터리 같은 작업을 하게 됐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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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위기'라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여전히 '극장'에 존재하는 '영화'를 향한 뜨거운 마음이 '극장의 시간들' 속에 자리한다. 이종필 감독은 "5년 전에도 위기였고, 계속 위기라고 이야기한다. 한국은 항상 위기라고 이야기하면서 '위기의식'을 갖는 게 좋은 것 같다. 그렇게 위기라고 이야기하며, 희망을 향해 나아가면 좋겠다"라고 진심을 내비쳤다. 윤가은 감독은 "자원이 풍부할 때 꼭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건 아닌 것 같다"라며 "오랜 영화 팬이고, 작업하는 사람으로 '왜 영화가 귀하지?'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 시점이다. 뻔한 말이지만 '다른 기회가 될 수 있겠다'라는 매체에 대해 본질적인 고민을 한다. 관객으로서도, 만드는 사람으로서도 이 시간을 잘 보내야겠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른 시선을 향해있음을 전했다.
배우들 역시 자신이 생각하는 극장과 영화에 대한 시선을 고백했다. 김연교는 "삶이 언제나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지만, 우연히 발견하는 반짝반짝한 순간이 있다. 내가 뚜벅뚜벅 열심히 살아가면 언젠가 선물처럼 우연히 무언가 다가오는 것 같다. 저에게 이 작품을 참여한 순간도 영화 같았다"라고 고백했다. 고아성은 "제 첫 영화가 2006년 '괴물'이었는데, 극장에서 처음 제 얼굴을 목격할 때의 전율이 있었다. 20년째가 된 올해 아역배우들이 극장에서 자기 얼굴을 보는 순간을 목도한 것이 의미가 깊다. 저는 극장과 영화를 '오랜 얼굴'이라고 부르고 싶다"라고 깊은 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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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홍사빈은 "영화를 답이 없는 애인이라고 생각했다. 그 애인과 만나기로 한 장소가 극장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해, 싫어해, 미워해'라고 이야기해도 답이 없다. 그래도 앞으로도 열열하게 사랑할 예정이다"라고 뜨거운 마음을 전했다. 이수경은 "영화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 원슈타인은 "음악과 같이 파고들수록 많이 배우고, 제 생각을 바꿔주는 선생님 같은 존재"라고 각각 표현했으며, 김대명은 "저에게 영화는 첫사랑이다. 아주 좋아한다. 앞으로도 잊지 못하고 살 것 같다"라고 사랑을 표현했다.
한편, 배우와 감독과 아마도 이를 만드는 현장 모두의 뜨거운 마음과 고백이 담겨있을 거로 생각한다. "결국에는 함께했던 시간들"이 남아있는 영화 '극장의 시간들'은 오는 3월 18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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