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김현수 기자] 이재성이 마인츠 잔류하게 된 배경과 오는 여름 열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이재성은 3일 오후 4시 45분 독일 분데스리가 서울이 진행하는 ‘온라인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 참가했다. 한국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앞으로 마인츠에서와 국가대표로서의 각오를 밝혔다.
어느덧 유럽에서 8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재성. 전북 현대에서 데뷔하자마자 인상적 활약을 남겼고 K리그1 MVP도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프로 데뷔한 지 1년 만에 성인 국가대표에도 승선해 손흥민, 김진수 등과 ‘92라인’ 핵심으로 뛰었고 매 시즌 성장을 거듭해 주가를 높였다.
그런 이재성에 독일 2. 분데스리가(2부) 소속 홀슈타인 킬이 러브콜을 보냈다. 해외 진출을 원한 이재성은 2018년 홀슈타인으로 이적해 3시즌 동안 104경기 23골 26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가능성을 보여주자, 마인츠의 부름을 받고 2021년 독일 분데스리가로 입성했다.
마인츠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입지를 다졌고 빅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후 핵심 자원으로 거듭나 승승장구했는데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34경기 7골 9도움을 달성해 ‘에이스’로 자리매김했고 마인츠의 리그 6위 등극과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UECL) 티켓 획득에도 공헌했다.
올 시즌에는 위기가 있었던 이재성이다. 프리시즌 기간 광대뼈 골절이라는 중상을 당했다. 다행히 금방 복귀해 개막전에 나섰지만, 마인츠의 성적은 영 신통치 못했다. 시즌 초부터 부진이 시작돼 리그 강등권까지 추락했고 보 헨릭손 감독이 경질됐다.
이후 우르셔 피셔 감독이 선임됐는데 이재성 활약은 변함없다. 새 사령탑 아래서도 곧잘 적응 중이다. 리그에서는 22경기 2골 2도움, UECL에서는 7경기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빅리그 정상급 자원이 된 만큼 새로운 클럽으로 이적도 노려볼 만했지만, 이재성은 마인츠 잔류를 택했다. 지난 2월 12일 마인츠와 2028년 6월까지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마인츠에 오래 남게 된 이재성은 UECL 제패를 원한다. 마인츠는 리그에서의 부진과 달리 UECL에서는 선전했다. UECL 리그 페이즈에서 6경기 4승 1무 1패를 기록해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16강에서는 체코 시그마 올로모우로츠와 맞붙게 됐다.
월드컵 준비 역시 이재성에게 중요한 과제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이재성은 대표팀에서의 시간 하나하나를 더욱 소중히 여기고 있다. 스스로 물러나는 대신, 끝까지 선택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남은 기간 동안 소속팀에서의 경쟁력을 증명해 대표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하 이재성 화상 인터뷰 일문일답]
-마인츠와 연장 계약을 맺었다.
사실 재계약이 꽤 오래 걸렸다. 시즌 전부터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재계약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UECL을 비롯해 여러 준비를 하느라 좀 늦었다. 하지만 난 처음부터 마인츠에 남아 유럽에서 경쟁력을 계속 확인하고 싶었다. 마인츠에서도 내 가치를 인정해 줬다. 여기서 계속 축구하는 게 꿈이었기 때문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전북 복귀설 이야기도 있었는데?
전북 복귀는 재계약 소식이 늦어지다 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거 같다. 그래도 전북 단장님이 독일까지 오셔서 만났고 언제 복귀하는 게 좋을지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마음도 확인했다. 전북에 대한 애정이나 마음이 더 커진 시간이 됐다.
-국가대표로서도 어느덧 베테랑이다. 월드컵 이후 국가대표로서 언제까지 뛸지 생각하고 있나?
이제는 국가대표로서도 많은 생각을 할 시기가 됐다. 국가대표에 관한 생각은 항상 하는데 매번 변하는 것 같다. 내 손으로 내려놓는 게 맞는지 아니면 선택받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내려놓는 게 맞는지. 국가대표는 꿈이었지만, 내 의지만으로 된 자리는 아니었다. 국가로부터 선택받아 시작한 만큼, 내려놓는 순간도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번 3월에 열릴 소집 명단에 없으면 국가대표를 내려놔야 한다고 본다.
-UECL 16강에서 프리미어리그의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대결을 원했는데 체코 클럽과 만나게 됐다.
16강에 진출하게 돼 유럽 대항전을 치를 수 있다는 개인적으로 매우 기대된다. 팰리스와 상대하고 싶다는 말은 프리미어리그 팀에서 뛰어본 적도 상대한 적도 없어서 한 이야기였다(웃음), 비록 16강에서 만나지는 못하게 돼서 아쉽지만, 8강, 4강까지 가면 언젠가 만날 수 있으리라고 본다.
-UECL 7경기 2골 2도움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유럽 대항전을 치르며 느끼거나 배운 점이 있나?
UECL을 나가면서 독일이 아닌 다른 나라로 가서 원정 경기를 치르다 보니 각 나라만의 특징, 문화, 경기장 분위기 등이 달랐다. 유럽 대항전의 묘미였다. 그런 환경 속에서 각자의 팀들이 어떤 강점이 있는지 보는 게 큰 공부가 됐다. UECL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이나 체력적 관리 등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느끼게 된 시즌이었다. 한층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된 경험이 됐다.
-최근에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이 유럽파 선수들을 만났다고 들었는데?
감사하게도 홍명보 감독님이 와주셨다. 여기까지 찾아오셔서 일단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찾아와 격려해 주시는 건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홍명보 감독님과는 오는 3월 소집뿐 아니라 6월의 베이스캠프나 곧 있을 월드컵에서 고지대에서 경기하게 됐는데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이야기는 나눴다.
-처음 마인츠에 입단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어떤가?
큰 변화는 없다. 마인츠에 처음 왔을 때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잘 적응해서 경기에 나서게 됐고 지금까지 뛰고 있다. 마인츠의 스타일대로 뛰기 위해 노력했는데 구단에서는 내가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봐줬다. 굉장히 기분이 좋았고 보람도 찼다. 그래서 더 애정이 생겼다. 유럽 5대 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었는데 지금도 그 꿈을 이어가고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유럽에 진출해 실력 자체가 향상됐지만, 피지컬을 비롯한 플레이 스타일 변화가 눈에 띈다.
변할 수밖에 없었다. 팀에서 뛰기 위해서는 이전의 플레이로는 독일 무대에서 계속 뛸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으로 뛰어야 했다. 어느 상황에 맞게 변할 수 있다는 게 나에겐 정말 재밌는 일이고 계속 배워나갈 부분이라고 본다.
-유럽에서 10년 가까이 활약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나?
팀에 어떤 모습으로 뛸 수 있는지 고민을 했고 뛰면서 적응해 나갔다. 원동력은 배움을 받아들이는 자세다. 계속 주어진 환경에 맞춰 변화하려는 게 주효했다.
-리그와 첫 유럽 대항전인 UECL을 병행 중인데 어떻게 조율하나?
그 부분에 관해서는 마인츠 감독님, 코치님들이 잘 관리해 주고 있기 때문에 내가 어려운 점은 없다. 로테이션 등 팀적인 부분은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조율해 주는 것이다. 난 선수로서 경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내가 할 일은 주중이든 주말이든 경기가 있을 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다.
-북중미 월드컵이 세 번째인데 어떻게 보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세 번째, 마지막이라고 해서 남다를 건 없다. 월드컵은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무대이기 때문에 너무나 소중한 하루하루가 될 것 같다. 아직 간다고 보장할 수는 없기에 지금부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가게 된다면 즐거운 순간이 되길 원한다.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는 월드컵에서는 선수들과 함께 좋은 성적뿐 아니라 즐거운 시간도 만들고 싶다.
-월드컵을 3개월 남겨둔 상황인데 어떻게 체력 관리를 하는지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월드컵인 만큼 선수들뿐 아니라 팬들도 기다릴 것이다.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나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 모두 편안하게 준비하면 좋겠다. 많이 긴장하지는 말되 다른 선수들 모두 각자 팀에 몰입하면서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분데스리가에 일본 선수들이 매우 많다.
일본 선수들을 보면 정말 좋은 실력을 갖췄다. 나를 포함한 한국 선수들도 보고 분발해야 할 것 같다. 같은 아시아 선수지만, 일본 선수들이 많은 게 부러운 마음이 있다. 한국 후배들도 실력을 키워서 분데스리가로 많이 오면 좋겠다.
-분데스리가에 코리안리거도 꽤 있는데 따로 만난 적이 있는지?
선수들 모두 휴가 기간이 비슷하긴 하지만 각자 상황이 달라 아쉽게도 따로 보지는 못했다. 독일에 (김)지수도 있고 그러지만, 독일이 땅도 넓고 그래서 만나기 쉽지는 않다. 기회가 된다면 동생들과도 만나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
-현재 유럽파 선수들은 많지만, 유럽에 진출한 한국 지도자들은 많지 않다. 추후 유럽에서 지도자를 할 생각은 있나?
한국 지도자들이 유럽에 오면 좋을 것 같다. 그런 지도자들이 나와야 좋은 가르침을 받고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지도자를 할 생각도 가지고는 있지만, 월드컵까지는 선수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멕시코, 남아프리카 공화국,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 팀이 있는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 예선은 지난 두 번의 월드컵과 비교해서 편성 수준이 어떻다고 보나?
그때의 팀들과 지금의 팀들을 비교하는 건 어려운 것 같다. 그날 경기했을 때의 팀 컨디션, 분위기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잘 준비하는 게 답이라고 본다.
- 북중미 월드컵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이 고지대 적응인데 선수들은 어떤 생각인지
선수들과 따로 이야기 한 건 없다. 현재 중요한 건 뛰고 있는 팀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고지대와 관련한 부분은 홍명보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잘 준비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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