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교민들 피난길 올라…두바이도 매일 드론 격추 폭발음
"엉뚱한 방향이라도 멀리 갔으면…" 딸 보낸 엄마는 발동동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이의진 정지수 박수현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쟁이 촉발되며 중동 지역 한국 교민들과 여행객들도 혼란에 빠졌다.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 교민들은 대사관과 한인회 도움으로 피난길에 올랐고, 두바이 등 인근 국가에서도 매일 폭발음이 들려와 불안하다는 증언이 나온다.
중동 지역 교민들은 갑작스러운 전시 상황에 당혹감을 표했다. 이스라엘에 10여년 거주한 A씨는 3일 연합뉴스에 "지난달 28일 오전 8시경 교민들의 미사일 경보 앱에서 일제히 예비 사이렌 경보가 울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시간 뒤 미국과 합동으로 이란 공습 작전이 시작됐고, 몇십분 후부터 이란이 쏘아 올린 미사일이 하루종일 날아와 지난 1일에는 밤새 사이렌 소리를 들었다. 늦둥이도 어린 나이에 전쟁을 경험하게 됐다"고 했다.
이란에 사는 B씨도 "(작년 6월)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쟁할 때는 밤에만 (공습을) 치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치고 있다. 주로 정부 건물이나 군대 관련 건물을 타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국이나 송출 기지국을 때리기도 하고 민병대 같은 이들의 근거지를 굉장히 많이 타격하고 있다"라며 "정밀하게 타격해서 조금 덜 불안하기는 한데 대피를 해야하나 상황을 보고 있다"고 했다.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이란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교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두바이에 사는 C씨는 "(지난 1일) 가족이 운동을 하다가 드론 파편이 떨어져 화재가 난 호텔을 봤는데 충격적이었다고 하더라"라며 "그때는 그게 미사일인지 요격된 파편인지 몰라 더욱 불안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로도 계속 산발적인 격추 소리나 전투기 정찰 소리가 들린다"라며 "영공은 아직 닫힌 상태고, 아주 조금 열었는데 아직 비행기가 없어 한국인 여행객들과 환승객들이 갇혀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활동하는 사업가 D씨도 "두바이 서쪽 해변에서는 드론이 날아다니는 걸 볼 수 있고, UAE 국방부에서 드론 타격 시 발생하는 폭음은 어느 지역에서나 간혹 들린다"라며 "어제도 출근하며 2차례의 폭발음을 들었다"고 말했다.
전쟁의 영향으로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 교민들은 피난길에 올랐다. 이강근 이스라엘한인회 회장은 "아까 100여명이 출발했고 주이스라엘한국대사관과 이스라엘한인회에서 공동으로 피난을 안내했다"라고 했다.
이어 "작년에 피난 경험이 있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하는데, 그래도 피난길이니 모두가 다 힘들어하고 불안감을 느낀다. 다독이고 안심시키고 있다. 간식과 식사는 대사관에서 준비가 됐고 부족한 건 한인회에서 후원금으로 처리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다수의 교민이 피난길에 오르다 보니 숙소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도착했을 때 40여명밖에 재워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홈스테이를 해줄 분들을 찾고 있다. 정 안 되면 한인회에서 저렴한 숙소를 예약해 무료로 첫 2박을 모시려 한다"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이스라엘 등 중동 국가를 여행하던 가족에 대한 걱정이 나왔다.
E씨는 "(딸이) 요르단에서 이집트로 이동했는데, 전쟁 피난민과 같은 신세로 이동했다고 한다"라며 "이집트 비자도 이집트 화폐가 아닌 외국 돈만 받는다고 해서 외국인들에게 돈을 구걸해 겨우 비자를 받았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냥 남아프리카나 엉뚱한 방향으로라도 멀리 날아가서 현장에서 멀어지길 희망하는데 한국행 대피계획 등이 있을 수 있어서 조국의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라며 "여기저기 극단의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s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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