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유라 기자】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삼성전자의 중동 시장 공략에 변수가 생겼다. 스마트폰·가전·냉난방공조(HVAC) 사업 확장부터 스마트시티 개발까지 전방위로 투자 영역을 확대해 온 만큼 전황의 전개 방향에 따라 현지 수요와 프로젝트 일정, 유가·환율 등 외부 환경이 사업 추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0년대 초반부터 중동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해 오고 있다. 2026년 1분기 기준 점유율은 약 36%다. 프리미엄 TV와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상위권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수년 전부터는 HVAC를 전략 사업으로 육성해 왔다. 사우디 리야드에 설립한 중동·북아프리카(SEMENA) 법인이 현지 유통망을 운영하고 있다. 중동은 단순 판매 지역을 넘어 삼성전자의 중장기 성장 거점으로 평가받는 시장이다.
실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관심도 높다. 2023년 10월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현지 협력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사우디가 추진 중인 초대형 미래도시 ‘네옴(NEOM)’ 프로젝트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국가 전략사업으로, 서울 면적의 44배(2만6500㎢)에 달하는 대형 도시 건설이 목표다. 사업 규모만 총 1조달러(약 1473조원)에 달하는데, 최종 완성까지 최대 8조8000억달러(약 1경2961조원)가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네옴 프로젝트는 최근 단계적 추진 기조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2030년까지 150만명 거주 목표는 30만명 미만으로 수정됐고, 길이 170㎞의 직선 도시 ‘더 라인(The Line)’ 역시 일부 구간을 우선 완공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조정됐다.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한 10억달러(약 1조4730억원) 규모 러닝 터널 공사도 발주처 재정 여건 변화 등으로 일정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중동 무력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가 고려해야 할 변수로 ▲현지 소비 수요 변화 ▲네옴 등 대형 프로젝트 일정 조정 가능성 ▲국제유가 및 물류비 변동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을 꼽는다. 점유율을 기반으로 확장해 온 시장인 만큼 수요 흐름의 변화는 향후 실적 전망에 참고 요소가 될 수 있다.
거시 환경 역시 변수로 거론된다. 연세대 경제학부 김정식 명예교수는 “원유 가격 상승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며 “물가 상승은 국내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수출 감소와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 상승과 수입 물가 상승은 원자재 가격을 통해 비용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중동의 데이터센터 투자 일정이 주목된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추진 중인 AI 인프라 구축 사업이 조정될 경우, 관련 반도체 수요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기적 영향보다는 전개 방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삼성전자는 현지 임직원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인근 국가로 이동했으며 일부 지역은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직원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상황에 맞춰 필요한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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