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뉴스] 김상진 기자 = 인문학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시금 동양고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고전은 여전히 어렵다. 한문 구절과 낯선 역사적 배경 앞에서 독자들은 ‘고전’을 읽기 위해 ‘고전(苦戰)’을 각오해야 한다고 느낀다. 이런 부담을 덜어내려는 책이 있다.
는 방송 현장에서 30여 년을 보낸 고영규 PD가 동양고전의 문장을 오늘의 삶에 맞게 풀어낸 인문 교양서다. 2012년 출간 이후 꾸준히 읽혀온 이 책은 최근 정가 인하와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저자는 노자, 맹자, 순자, 장자, 한비자, 손자병법 등 정통 고전에서 널리 알려진 구절들을 선별해 유래와 맥락, 오늘날의 쓰임을 덧붙였다. 단순한 해설서가 아니라, 고전 속 문장을 삶의 태도와 연결하는 작업에 가깝다.
책은 ‘마음 다스리기’, ‘사람 사귀기’, ‘맥락 읽기’, ‘세상 열기’ 네 장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는 부드러움의 힘을, 맹자의 ‘민위귀(民爲貴)’는 공동체의 가치를,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은 자아와 세계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낸다. 각각의 구절은 고루한 교훈이 아니라, 지금의 사회와 개인을 돌아보게 하는 질문으로 재해석된다.
저자는 고전을 읽는 일이 곧 자신을 돌아보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더라도 인간의 고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천 년 전의 문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말이 많으면 빨리 망한다’, ‘지족선경(知足仙境)’, ‘자승자강(自勝者强)’ 같은 문장들은 현대 사회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방송 PD로서 다큐멘터리와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해온 저자의 시선은 현실적이다. 고전을 추상적 담론으로 머무르게 하지 않고, 직장과 인간관계, 조직과 국가 운영의 문제까지 확장해 설명한다. 고전이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임을 강조한다.
고전 읽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독자에게 이 책은 입문서로 적합하다. 한문 원문과 함께 맥락을 풀어주며, 지나치게 학술적이지도 가볍지도 않은 균형을 유지한다. ‘고전은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변하는 세상 속에서 고전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안내한다.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단단하게 세우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PD, 고전을 탐하다》는 고전을 향한 첫걸음을 부담 없이 내딛게 하는 안내서다. 고전을 고전하지 않고 읽고 싶은 이들에게, 다시 펼쳐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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