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 지역 공역이 제한되면서 대한항공 인천-두바이 노선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현재 이 노선을 운항하는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우회 운항 등으로 대응 가능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노선 조정 등 전략 재편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3일 대한항공은 두바이 출·도착 항공편 결항 조치를 8일까지 연장했다. 당초 계획보다 3일 더 늦췄다. 이미 예약 홈페이지에는 이용객들에게 중동 지역 공역 제한으로 항공편 운항에 대한 우려를 안내하며 사전 운항 정보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기간은 한국시간 기준 2월 28일 오후 3시부터 3월 9일 0시까지로 명시됐다.
실제 지난달 28일 오후 1시 13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두바이국제공항으로 향하던 KE951편은 미얀마 공역에서 회항 조치됐다. 이후 두바이발 인천행 항공편도 취소됐다. 대한항공 측은 현지 공역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후속 스케줄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취소된 항공권에 대해서는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의 장기화 여부에 따라 영향의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항공대학교 김광옥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며 우회 운항에 따른 연료비 증가와 기재 회전율 저하 등 운영 부담, 환승 네트워크 전략 차질, 중동 플랜트·에너지 관련 상용 수요 감소 가능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김 교수는 “인천-두바이 노선은 중동·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전략적 거점 노선으로 의미가 크다”면서도 “대한항공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회사 전체를 흔들 수준의 치명적 리스크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과거 사례를 들어 단기 대응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던 유럽 노선을 중앙아시아와 터키 경유로 우회 운항한 전례가 있다”며 “우회 운항과 기재 재배치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중심의 노선 조정과 코드셰어(공동운항) 확대 등 전략 재편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상 운항 재개의 조건으로는 공역 안전성과 보험 리스크를 지목했다. 김 교수는 “전쟁 위험 지역의 공역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항공사는 운항할 수 없다”며 “항공기 한 대 가격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만큼 전쟁 위험에 따른 보험료 상승도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항공협회 관계자는 “항공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산업이기 때문에 운항이 멈추면 매출 손실이 곧바로 손익에 영향을 준다”며 “특히 장거리 노선은 편당 매출 규모가 커 결편 시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 도입 비용과 리스료, 항공유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라 환율 변동에도 취약하다”며 “전쟁 장기화로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비용 부담이 추가로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손익 영향을 현 시점에서 수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운항 재개는 항공사 단독 판단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공역 안전성과 정부의 여행 경보, 외교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과거 코로나19 당시에도 정부 지침과 범국가적 대응 체계 속에서 노선 중단과 감편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국제 정세 안정과 공역 안전 확보가 운항 재개의 전제 조건이 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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