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이 지난달 초 스튜어드십 코드(기관 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원칙) 활동을 전담하는 '책임투자전략팀'을 신설했다. 기관투자자의 역할 강화를 요구하는 금융당국 기조에 맞춰, 의결권 행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상설 조직을 선제적으로 꾸린 것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1일자로 기존 전략기획팀 등에서 수행하던 의결권 행사 및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업무를 통합한 '책임투자전략팀'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삼성자산운용의 이번 조직 개편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따른 것이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4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수탁자 책임 활동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간담회에서 황선오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내부 조직과 인력 확보, KPI(성과지표) 마련 등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존 전략기획팀 등에서 수행하던 업무를 전담 조직으로 분리한 것"이라며 "금융당국과 시장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요구가 확대되는 만큼 상시적인 수탁자 책임 활동을 강화하고 의결권 행사의 전문성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의 의결권 행사 강도는 최근 수년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최근 3개년 의결권 행사 내역에서 삼성자산운용의 반대율은 △2022년 7.5%(1741건 중 131건) △2023년 8.7%(2438건 중 211건) △2024년 9.9%(2405건 중 239건)로 매년 상승했다. 공시 대상 법인 수도 2022년 268개에서 2023년 360개, 2024년 369개로 늘어났다. 이는 자산운용업계 평균 반대율(2024년 6.8%)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같은 해 국민연금의 반대율은 20.8%로 집계됐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분 가치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90% 이상의 찬성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기업과의 사전 소통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린 결과"라며 "전담 팀이 가동된 만큼 개별 안건을 보다 정교하게 검토하는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책임투자 전담센터를 운영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이어 삼성자산운용까지 상설 전담팀 체제를 가동하면서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전담 조직 신설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기관투자자의 책임 있는 의결권 행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형 운용사들의 조직 재정비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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