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리스크] “지나는 선박 불태운다”…HMM·팬오션·SK해운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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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리스크] “지나는 선박 불태운다”…HMM·팬오션·SK해운 ‘초비상’

투데이신문 2026-03-03 17:28: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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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소속 선원이 촬영한 호르무즈 인접 아랍에미리트 샤르자항. [사진=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소속 선원이 촬영한 호르무즈 인접 아랍에미리트 샤르자항. [사진=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세계적 원유·천연가스(LNG)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벌크선단을 운용하는 국내 해운사에 비상이 걸렸다. 선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사업 리스크를 분주히 점검하는 모습이다. 

3일 HMM·팬오션·SK해운에 따르면, 각 사는 이란 사태 추이를 살펴보며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나 인근에 있는 선박을 안전지대로 계류시키고,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우회 항로와 대체 항만 확보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30%를 차지하는 핵심 원유 수송로다. 한국은 원유 도입량의 약 70%,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9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선언하고 실제로 민간 선박을 공격하면서 해운업계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앞서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IRGC)는 국영 방송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불태울 것이다.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다”라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이란의 실력 행사가 현실화되자 국내 해운사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부와 업계에서 확인한 국내 선박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으나, 인근 선박이 당장 통행에 위협을 받으면서 실시간 상황 점검과 안전 대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8위 해운사 HMM은 선박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시킨 뒤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어제(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운항하던 선박 1척이 무사히 빠져나왔고, 컨테이너선 1척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항에 정박했다”며 “인근에 있던 나머지 선박들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팬오션과 SK해운도 선박 대기 및 정박 전환, 승무원 안전 조치 등을 진행 중이다. 팬오션 관계자는 “개별 선박의 운항 정보는 안전·보안상 공개할 수 없지만, 인근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은 선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피해 상황은 보고된 바 없고, 인근 지역인 두바이 사무소 주재원의 안전 여부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SK해운 관계자도 “회사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을 실시간 확인하며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선사들은 운행 차질로 인한 단기 운항비와 보험료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용선사(화주)와 계약 사항을 검토하고 중동 노선 조정과 우회 항로 등을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이 얼마나 지속할지, 어디까지 확산할지 모두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대서양 우회나 주변국을 통한 육상 운송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응책은 화주의 의지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며 “회사 자체적으로도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운송 차질로 인한 비용 지출이나 항로 변경 등은 화주와 협의를 거쳐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동발 물류 불안에 국내 주요 해운사가 직·간접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운임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손익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쟁으로 급등한 보험·연료비 부담 등을 운임 상승분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HMM은 지난해 중동 위기로 인한 운임 상승으로 실적을 개선한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미국-이란 사태 관련 긴급 수출입 물류 점검회의’ 자리에서 ‘우회 루트를 활용할 경우 해상운임이 기존 대비 50~80%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도 전쟁으로 인한 해상 운임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운임이나 실적 전망은 알 수 없지만, 경험상 전쟁이 발생할 때마다 해상 운임은 올랐다”고 회고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전쟁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운임이 상승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사들은 중동 정세를 면밀히 검토하며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할 방침이다. 미군이 오만만에 있던 함정 11척을 모두 격침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지만, 미사일 등 리스크를 완전히 회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승무원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위협이 남아 있는 한 통행을 결정할 순 없다”며 “선사도 수천억 원이 넘는 선박을 투입하기 어렵고, 화주도 위험을 감수하며 의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군이 오만만을 제압했다 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은 좁고 짧다”며 “혁명수비대가 충분히 항행을 방해할 수 있는 만큼 해운업계는 계속해서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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