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여성의날 ‘파업’ 선포…“실질적 성평등 실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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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여성의날 ‘파업’ 선포…“실질적 성평등 실현돼야”

투데이신문 2026-03-03 17:26: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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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진행된 ‘2026년 3·8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 모습. [사진제공=3.8여성파업조직위원회] 
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진행된 ‘2026년 3·8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 모습. [사진제공=3.8여성파업조직위원회]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3·8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 노동, 시민단체가 한 자리에 모여 ‘여성 파업’을 선포했다. 이들은 한국 사회에 여전히 구조적 성차별이 이어지고 있다며 실질적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2026년 3.8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청와대 앞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에서 근무 중인 비정규직 여성 상담사들이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장기간 농성을 벌여온 장소이기도 하다.

조직위에는 이날 기준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 불꽃페미액션,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 30개 단체가 소속돼 있다.

조직위는 “정권이 교체됐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구조적 성차별로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차별과 착취를 겪고 있다”며 “지난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비율은 더 많아졌고 성별 임금격차는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성평등가족부로 명칭을 바꾸고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하겠다고 하지만 고용노동부에 여성노동정책과를 빼는 등 일터에서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딥페이크, 19세 미만의 성폭력 등 피해는 증가하고 있다. 단속추방으로 사망한 베트남 이주여성노동자 뚜안님, 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집단성폭행, 국가통계조차 없을 정도로 정책에서 배제된 성소수자 등은 여성의 현실이 바닥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특수고용·비정규직 노동자 등 불안정한 고용 구조 속에 놓인 여성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5년째 방문학습지 교사로 일하고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 오수영씨는 “20년 전에도 학습지교사의 월평균 수입은 200만원 안팎이었는데, 지금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적다”며 “3000원하던 순두부찌개가 1만원이 됐지만 제 노동의 값은 멈춰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년이 지나도 오르지 않는 급여, 근로기준법 밖에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값싸게 사용되고 있는 노동을 이제 끝내야 한다”며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5인미안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김주환 공동소집권자는 “저임금과 차별, 장시간노동과 고용불안, 위험의 외주화, 자발적 착취를 강요당하는 일터의 중심에는 여성노동자들이 있다”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성별 임금 차별이 가장 극심한 한국사회에서 여성노동은 곧 ‘차별과 배제’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의 ‘일하는 사람 기본법안’에 대해서는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말의 성찬만 있을 뿐 배제와 자발적 착취에 시달리고 있는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는 외면되고 희화화 될뿐”이라며 “정부여당은 뒤늦게 ‘근로자 추정제’를 들고 나왔으나 그나마도 생색내기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노동자들에게 노동기본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노동자 판단기준을 현실에 맞게 넓히고 근로자 추정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진행된 ‘2026년 3.8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여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3.8여성파업조직위원회] 
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진행된 ‘2026년 3.8 여성파업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여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3.8여성파업조직위원회] 

이들은 정부가 이주, 장애, 성소수자 여성 등의 현안에도 보다 적극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노동법률지원센터 소금꽃나무 장혜진 노무사는 “이주여성에게 성희롱과 차별은 일상적이다”며 “가사도우미, 간병인, 농촌의 필수의료·노동 인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가치는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남태령 아스팔트 동지회 별 활동가는 “계엄 광장과 남태령을 온몸으로 지킨 것은 여성이었다”며 “그러나 노동 현장, 친밀한 관계에서 여성은 노동의 재생산과 사회적 재생산 자체를 전담해왔음에도 정당한 인정과 분배를 박탈 당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심미노동과 감정노동, 돌봄노동 등 여성의 몸을 옭아맨 성별화된 규범 수행을 파업한다”고 선언했다.

여성파업 역사의 시작은 1975년 10월 24일 아일랜드에서다. 당시 여성들은 일과 가사, 돌봄 노동을 거부하며 거리로 나섰고 이후 전 세계 각국에서 유사한 여성파업이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2024년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처음으로 조직위가 결성돼 동맹 파업을 진행했다.

올해 여성파업대회는 오는 6일 오후 12시 30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다. 올해 파업대회의 구호는 ‘지금 여기에 실질적 성평등을!’이다. 현재 건강보험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이 지난달 2일부터 파업을 하며 2021년에 합의한 소속기관 전환 이행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파업 당일에는 성차별 임금에 맞서 싸우는 구미의 KEC 노동자들이 간부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젠더폭력의 최전선에 있는 ‘여성긴급전화1366’ 콜센터 노동자들도 부분파업으로 대회에 참여한다.

이들은 3.8 여성파업을 통해 △일터의 성차별 금지와 진짜 사장 책임 강화 △가사사용인·특수고용·프리랜서·플랫폼·장애인·이주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전면 쟁취 △돌봄 공공성·돌봄 일자리 확대 △이주노동자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강제단속·추방 금지 △포괄적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과 젠더차별 금지·비동의강간죄 도입·포괄적 성교육 의무화 △팔레스타인 학살 지원 중단· 제국주의 전쟁 반대 등의 7대 요구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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