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슬림·초경량'과 같은 하드웨어 혁신을 앞세웠던 예년과 달리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단연 인공지능(AI) 고도화다. 외관상 디자인은 전작과 비슷한 기조를 유지한 대신,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멀티 AI 에이전트'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스마트폰이 단순한 통신 수단을 넘어 개인화된 AI 비서로 진화했음을 선언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신규 기능들도 대거 투입됐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선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나우 넛지(Now Nudge)',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AI가 사용자 대신 받아 정보와 내용을 요약해주는 '통화 스크리닝(Call Screening)'이 대표적이다. 기존에 호평받았던 '포토 어시스트'는 생성형 AI 모델을 고도화해 사진 디자인을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자유자재로 편집 및 공유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수십개에 이르는 AI 기능에 대해 삼성전자는 "개개인의 취향과 사용 패턴에 맞춰 사용자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렇게 수많은 AI 기능들이 정말 소비자에게 '즐거운 고민'이 될 수 있을까. 당장 스마트폰 하나에 제미나이, 빅스비, 퍼플렉시티 등 세 가지 AI 음성비서의 공존은 자칫 사용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AI마다 특화된 영역이 다르고 설정 방식도 제각각이다 보니, 기기 조작에 능숙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오히려 '공부해야 할 숙제'가 늘어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비용이다. 고도화된 AI 기능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클라우드 서버 운영비와 라이선스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퍼플렉시티와 같은 외부 AI 모델을 탑재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고스란히 기기 가격이나 향후 서비스 이용료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갤럭시 S26 시리즈의 출고가가 전작 대비 평균 10% 인상된 배경에는 메모리 등 핵심 부품 원가 상승이 크게 작용했지만, 궁극적으로 AI 연산을 위한 고성능 칩셋 탑재 비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 사용자 사이에선 내가 '굳이' 사용하지 않는 수십 가지 AI 기능을 위해 더 비싼 기기 값을 지불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선택지를 늘려 놓고 소비자에게 공을 넘기는 방식은 '선택권 보장'보단 자칫 AI 피로감과 비용 부담만을 전가할 수 있다. 화려한 AI 수식어 뒤에 가려진 실질적 효용성과 경제적 합리성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멀티 AI 전략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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