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를 일컬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 출범 첫날부터 지도부를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에게 “언제든지 탕평을 명분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당을 위해 제대로 일하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해 4월 국민의힘 입당 후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이어 지난해 8월엔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지도부에 입성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 표결 당시엔 기권해 눈길을 끌었다. <일요시사>는 양 최고위원을 만나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양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절윤’ 거부 논평이 큰 논란을 빚었는데….
▲당원이 원하고, 장 대표도 하고 싶어 했던 얘기였다. 그런데 국민의 보편적 정서와 괴리가 컸다. 어떤 얘기를 할지 말지 고민될 때는 안 하는 게 좋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 당시 기권한 이유는?
▲한 전 대표 측근들은 장동혁 체제 출범 첫날부터 지도부를 공격했다. 그런데 당원 대다수는 한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을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저는 장 대표와 한 전 대표에게 서로 만나 정치적으로 해결할 것을 권했다. 결국 그들은 만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한 전 대표 제명에 찬성할 순 없었다. 그래서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 제가 의견을 낸들 다수의 최고위원이 정한 상황을 바꿀 순 없었다. 의견을 밝힐 수 없었던 게 아니라 밝히지 않았단 거였다.
-유튜버 전한길·고성국씨가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데….
▲두 분의 유튜브 정치가 당을 고립시킨다. 두 분이 일으키는 각종 논란이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도움이 된다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팍팍 올라갔을 것이다. 그들이 유튜브에서 이익을 얻는 사업을 하고 있는진 몰라도 국가를 완전히 좀먹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극우 정당이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거부감이 심한데….
▲국가 간 경쟁이 심해질수록 국방·외교·안보·경제 등 보수의 의제가 중요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외연을 중도 보수로 확장하려고 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고립되면서 더 오른쪽으로 밀리고 있다. 전씨·고씨가 이를 더 가속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보수 정당 기능을 마비시킨 사람은 윤 전 대통령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을 사유화해서 난장판을 만들었다.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단 식으로 오만했던 분이다.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대표 등 책임 있는 분들이 당에 책임을 안 지는 상황이 오래 이어졌다.
“절윤 거부…당원·장동혁 의견과 국민 정서 괴리”
“한 제명 기권? 의견 못 밝힌 게 아니라 안 밝혀”
저는 어떻게 해야 국민의힘을 바로 세울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을 탄핵하는 데 앞장선 사람을 세울 순 없다. 그들도 책임을 통감하면서 백의종군하거나 외곽에서 최대한 돕는 선택을 해야 하는데 지도부를 계속 공격한다. 그러면 안 된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일컬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우리에겐 야당이 없다”고 해석할 가능성은?
▲그래서 6월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민주당이 지방 권력까지 장악하면, 일극 체제의 공산주의가 된다. 국민은 견제 없는 권력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국민은 국민의힘에 제발 좀 잘해서 지방 권력이라도 견제할 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하신다. 국민은 그렇게 우리에게 철퇴를 내리고 계시지만, 우리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다.
대구 시민도 국민의힘이 더 죽어봐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국민의힘은 당을 고립시키면서 폭력적으로 만들어 신뢰받지 못하게 하는 세력과 절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에선 계엄·윤석열·부정선거론에 붙잡혀선 안 된단 얘기가 계속 나온다.
-지난해 국민의힘 입당 이후 지금까지 바라본 국민의힘의 현 상황은 어떤가?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전국 풀뿌리 당원의 집단지성이 살아 있단 사실을 확인했다. 그게 진정한 국민의힘이다. 조직·정책 역량도 두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당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없다. 계파 정치와 일부 유튜버들이 외연 확장을 막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 외 모든 선거에서 패배했는데, 그 이유를 무엇으로 보는가?
▲저는 지난 2016년 민주당에 입당했다. 저는 국민의당 바람이 불던 험지 광주에 출마했다. 당시 저는 패배했지만, 민주당은 승리했고 이후 연승했다. 지난 2022년엔 부동산 문제 때문에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국민의힘의 준비가 탄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중도 없다는 극우파…계속 나오면 밀려”
“대구시장 출마 행렬…현지 민심 차가워”
민심은 국민의힘에 여러 번 경고했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방선거·재보궐선거에서도 대부분 참패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이 보는 국민의힘은 국민·민생에 관심을 두지 않고, 내부 권력 다툼만 하는 당이다. 미래 비전보다 과거에 머물러 탄핵의 강도 건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계엔 수도권·부산에 지역구를 둔 정치인이 많다. 수도권·부산 내 지방선거에 이상은 없나?
▲제가 돌아본 민심·당심은 친한계도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안에서 싸울 바엔 밖으로 나가라”는 말도 나왔다. 한 전 대표는 지금부터가 굉장히 중요하단 걸 알아야 한다. 지금은 제명됐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탕평을 명분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다.
그 전제 조건은 당을 위해 제대로 일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도부나 당원들은 한 전 대표가 당을 향해 총을 쏜다고 느낀다. 친한계 의원들도 언론 보도를 무기 삼아서 당을 공격한다.
국민의힘의 가장 큰 문제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사고방식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공정한 과정을 거쳐 지도자를 선출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정 운영 중심 세력이 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국민의힘이 지금이라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공략을 할 수 있을까?
▲저는 첨단산업을 중요시한다. 기존 일자리가 사라지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그래서 신산업에서 창출되는 존엄한 일자리만이 청년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용인·화성·평택·성남 분당 등 경기 남부의 첨단산업은 굉장히 강한데 그래서 더 풍요롭다. 첨단산업이 뿌리내린 도시는 다 좋아지는데, 생태계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이제 제조업 클러스터는 돈을 벌 방법이 없다. 그래서 최근 수원·안산에선 인구가 줄고 있다.
국민의힘 극우파는 중도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이 계속 나오면 결국 밀린다. 과학기술 기반 첨단산업 관련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일자리를 중심으로 교육·주거·교통·문화·의료 등 기반을 갖추면 중도를 공략할 수 있다. 중도는 합리다. 합리를 추구하면, 국민은 국민의힘을 신뢰하실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대구시장·경북지사 출마 의사를 밝히는 전·현직 의원만 연이어 나오는데….
▲민주당에선 지난 2016년 중진 의원들의 광주 출마 행렬만 이어졌다. 국민의힘의 오늘이 민주당의 그때와 똑같다. 어려울수록 텃밭에서 읍소했다. 최근 많은 대구 시민이 국민의힘을 키워줬더니 수도권에서 희생할 생각은 안 하고, 어떻게 대구에 몰리느냐고 말씀하신다. 중진 의원은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을 위해 수도권에서 희생하겠다고 나서는 게 보수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겠는가?
▲정통 보수 정당으로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두들겨 맞고 혼날지라도 바로 세워야 한다. 또 계파 공천과 사익 추구 공천이 되지 않도록 정확하게 원칙·기준·절차를 바로 세워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정당 운영처럼 쉬운 게 없다. 국민이 보기에 ‘저 정도로 진정성 있게 변화한다’고 인정하실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우리에게 마음을 더 주실 것 같다. 그 길에 제 역할이 있다면, 저는 진짜 뼈를 갈아 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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