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는 미·이스라엘 공습 환영하지만…"중동 혼돈만"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양수연 기자 = "많이들 미국이 공습하는 걸 찬성해요. 국민들이 스스로 정권을 바꿀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서울 송파구에 사는 이란 국적 다니엘(47)씨가 미국의 이란 공습을 마냥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건 고국의 억압적인 정치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다니엘씨는 3일 연합뉴스에 "한국에 있는 이란인들은 걱정 반 기쁨 반"이라며 "가족들이 이란에 있으니 걱정되지만, 정권이 바뀌게 될 것이란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집요한 탄압으로 시민사회 세력의 힘이 빠진 와중에 외국의 무력 개입이 도리어 '단비'와 같다는 것이다. 그는 "(이란 정권은) 시위하러 나온 사람들을 다 죽였다. 스스로 힘에 부쳐 외국에 도움을 요청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보통의 이란인은 '팔레비'를 외치고 있다. 80% 이상"이라며 "20%는 반대 목소리를 낸다. 어디서나 반대는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레비는 망명 중인 이란 옛 왕정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66)를 뜻한다.
박씨마 재한이란인네트워크 대표도 '현 정권의 위기'를 반기는 건 마찬가지다. 그 역시 이란 '벨라야테 파키'(이슬람법학자에 의한 신정통치)의 유효기간이 끝났다고 본다.
그는 "이 일은 어차피 치러야 할 일이고, 그래야만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는 것이라 그렇게 안달하진 않는다"며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하메네이 사망 소식에 국민들은 길거리에서 춤췄다"며 "미국도, 이스라엘도 이란 국민이 아니라 정권을 상대로 공격하는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현 정권과 국민을 분리해서 봐달라는 당부다.
하지만 평화적 정권교체나 민주화가 당장 이뤄지기 힘들 것이란 비관론도 팽팽하다. 오히려 내전 국면이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시아바시 사파리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는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억압적인 정부로부터 민중을 해방하는 전쟁이라는 주장보다 더 새빨간 거짓말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 태생으로 현재 캐나다 국적인 사파리 교수는 "내가 나고 자란 1980년대 이란은 이라크의 침공으로 8년간 전쟁에 휩싸였다. 침략을 전폭 지원했던 게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덕에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이란인을 학살하는 화학 무기를 개발했다"며 "이 전쟁이 계속되면 중동뿐 아니라 전 세계 불안정과 혼돈만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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