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는 3일(현지시간) 김정관 장관이 필리핀 현지에서 화상으로 '제3차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자원·에너지 수급, 무역·공급망·금융 및 업종별 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현재 필리핀 정상순방 일정에 동행 중임에도 최근 중동 상황 전개 급박성을 감안해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번 회의에는 외교부·기후부·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석유공사·가스공사·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동본부·에너지경제연구원·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 및 석유·화학·플랜트협회 등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이날부로 현 중동 상황을 엄중하게 판단해 지난달 28일 사태 발생 즉시 가동했던 '긴급대책반'을 문신학 산업부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동상황 대응본부'로 전격 격상했다. 이와 함께 원유 및 가스 수급 위기관리 체제에 즉각 돌입했다.
정부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석유·가스 수급 및 다양한 컨티전시 플랜 준비상황과 함께 무역·물류 및 석유화학·플랜트 등 주요 산업뿐 아니라 수출중소기업에 대한 영향과 대응 방안을 면밀히 점검했다. 주요 운항 일정의 진행여부 등을 확인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본격적으로 봉쇄될 경우 운항 일정 조정 등 대안을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강화했다.
석유 수급의 경우 충분한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과 유조선 상황, 보험·운임 등 운송 여건과 중동 외 대체선 확보 및 지원방안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업계 차원에서도 중동 외 물량 도입 등 추가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만일 사태 장기화로 민간 원유 재고가 일정비율 이상 감소하는 등 수급 위기가 가시화되면 정부가 자체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비축유 방출을 결정하고 여수, 거제 등 9개 비축기지에 비축된 석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지난달 28일 열린 1차 회의에서 김 장관이 석유공사에 지시한 해외생산분 도입,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비축유 방출 태세 점검 등 비상 매뉴얼상 조치사항도 상황 발생 시 언제든 발동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 중이다.
김 장관은 "가스의 경우 80% 이상을 비(非)중동산으로 도입하고 있고 상당량 수준의 비축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 카타르산 도입 물량이 전면 중단되더라도 상당기간 동안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동남아, 호주, 북미 등 대체 공급선 확보 등 비상대책도 미리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무역과 물류 부문에서는 선제적인 수출 기업 지원에 나선다. 2023년 홍해 사태 이후 주요 선사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이미 우회하고 있어 이번 사태에 따른 해상물류 영향은 아직까지 제한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인접 중동 7개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50%를 넘는 1063개 고의존 기업에 대해서는 근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긴급 수출바우처 편성과 유동성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도 일제히 점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석유·가스 외에 소부장 품목의 대중동 의존도가 낮아 국내 산업 공급망 영향은 제한적이다. 반도체 측정·검사기기, 브롬·헬륨 등 14개 품목이 중동 의존도가 높으나 반도체 제조용 검사부품·장비는 미국으로부터 대체 수입이 가능하고 브롬 등 일부 정밀화학제품도 국내 생산, 재고 활용, 수급 대체 등을 통해 국내 공급망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확인했다.
다만 수입 물량의 54%가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납사'의 경우 수급 우려가 있어, 사태 장기화 시 업계와 협의해 수출 물량을 국내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플랜트 건설 현장 피해나 국내 전력 수급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력수급 점검 결과 현재까지 직접적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력과 발전공기업 등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산업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유가 급등,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소통·협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화상 회의에는 주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 상무관과 코트라 지역본부장들도 참석해 주재국의 동향을 공유했다.
김 장관은 "중동 상황 장기화 시 국제적 공동대응과 관련해 긴밀한 정보공유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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