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직장 내 괴롭힘 및 비위 행위 관련 신고가 들어온 경기도자원봉사센터에 대한 지도점검에 나설 계획인 가운데 ‘늑장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자원봉사센터(이하 센터) 내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등 피해자들의 주장을 수개월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국민신문고 등 상급기관을 통한 민원이 제기된 뒤에야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 감사위원회는 감사 조례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한 데다 담당 부서는 피해 주장을 외면, 수수방관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3일 경기도와 센터 등에 따르면 센터 업무를 관할하는 도(道) 자치행정과는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센터 위탁사무 전반에 대한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도가 밝힌 검사 대상은 민간위탁사무 예산 집행 등 사업 추진과 기관 운영 전반에 대한 사항이다. 도는 검사를 위해 도 감사위원회 소속 직원 2명도 파견받기로 했다.
도는 앞서 센터 내부에서 제기된 직장 내 괴롭힘 등 부당 행위 발생 민원을 바탕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도의 이러한 조치는 피해 발생 수개월이 지난 뒤에야 결정됐다.
간부 A씨로부터 부당 지시·모욕적 언행, 사적 심부름 지시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직원들은 지난해 12월 10일 피해 사실을 경기도 헬프라인(부패행위 신고·Help-Line)에 제보했다.
피해 직원들은 감독 부서인 경기도 자치행정과에도 이같은 내용을 수차례 전달했고 이 과정에서 도 감사위원회까지 찾게 됐다. 직장 내 괴롭힘 및 간부의 비위 행위 등과 관련한 피해를 호소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도 감사위원회는 제보 접수 12일 뒤에 “센터는 조례상 감사대상기관이 아니다”라는 답변만 내놓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행정기관은 민원 접수 시 업무 소관을 판단한 뒤 해당 부서에 이를 통보하거나 민원인에게 적절한 대응 방법을 안내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러한 관행이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특히 도 감사위원회의 답변은 해당 조례의 문구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감사위원회 운영 조례 제16조는 감사대상기관으로 ‘도비 보조단체 기관’을 명시하고 있다. 센터는 위수탁협약에 따라 도의 업무를 위탁받고 있으며 직원들의 임금까지도 지원받고 있으므로 감사 대상에 해당된다.
감사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하는 합의제 행정기구인 도 감사위원회가 감사 대상 기관조차 파악하지 못한 셈이다.
도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센터가 감사 대상은 맞으나 제보 내용은 감사위원회 담당 사무가 아니고, 헬프라인 자체는 다른 기관으로의 이첩이 불가하다”며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지 못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도 자치행정과 역시 이러한 피해를 수개월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
참다 못한 피해 직원들이 또 다시 직장 내 괴롭힘 및 부적절한 예산 집행 등을 알리는 민원을 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접수한 사실을 파악하고 나서야 센터에 대한 지도점검을 결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센터 직원들은 “도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국민신문고에 간부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및 사적인 예산 사용 등에 대한 비위 행위를 신고하며 감사를 요청했고, 도 자치행정과에서 이를 맡아 처리할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하지만 조치가 너무 늦게 이뤄져 이미 직원들의 정신적 피해가 심각하고, 정작 간부의 갑질 행위에 대한 부분은 제대로 검사되지 않을까봐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전반적인 검사’라는 말은 일일이 나열할 순 없지만 도 지원 비용으로 이뤄지는 사업에 대한 모든 것을 보겠다는 의미”라며 “직장 내 괴롭힘 등은 저희가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문제라, 관련 기관의 조치를 받아야 한다. 지도검사 과정에서 기관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듣다 보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것이라 생각했고, 그 이후에 해당 문제에 대해서도 판단하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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