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지난 28일 오전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 공습 이후, 중동 하늘은 미사일과 드론이 오가는 원거리 공방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공격이 이어질수록 이를 막아내는 방공망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요격탄 소진 문제도 이번 충돌의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3일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은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한 보복에 나섰다. 교전은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장거리 타격과 방공망을 통한 요격이 반복되는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장의 핵심으로 떠오른 ‘방공망’
이스라엘은 단거리 로켓과 드론을 막는 아이언돔, 중거리 위협에 대응하는 데이비드 슬링, 장거리·고고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애로우 체계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여기에 미군의 패트리엇과 사드(THAAD) 요격미사일이 연동된 다층 방공망이 가동되고 있다. 공격과 방어가 동시에 이뤄지는 상황에서, 개별 무기 성능보다 방공망 전체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계해 운용하느냐가 전황을 가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충돌에서 두드러진 점은 요격 상황이 전황을 설명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사일이 발사되는 순간보다, 어디에서 얼마나 요격됐는지가 전투 상황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방공망이 단순한 후방 방어 수단을 넘어 전투의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한 전력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장의 범위 역시 이스라엘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이란의 공격 위협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 미군 기지가 위치한 걸프 국가들로 확산됐다. 각국은 자국 방공망과 미군 체계를 연동해 대응하고 있으며, 중동 전역이 하나의 방공 전장으로 연결되는 양상이다.
◇요격탄 소모…방공전의 비용 현실
방공망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한계도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다름 아닌 요격탄 소모 문제다.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반복될 경우, 방공 능력의 지속성은 요격탄 확보 수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운용에서도 표적 1기에 대해 복수 발사를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 소모 속도가 빠르다.
방공망의 비용 구조도 이번 충돌의 또 다른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방공전에서는 공격자가 발사한 미사일 1기를 요격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른바 ‘비용 교환 비율(cost-exchange ratio)’ 문제다. 저가의 드론과 미사일을 대량으로 투입하는 공격과 달리, 방어에는 수십억 원대 요격탄이 반복적으로 소모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방어 측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방산 분석 자료와 미 국방부 계약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패트리엇 PAC-3 MSE 요격탄은 한 기당 약 50억~6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고고도 요격을 담당하는 사드(THAAD) 요격탄은 100억원 후반대, 이스라엘의 애로우-3 요격탄은 수십억원대로 평가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이언돔의 타미르(Tamir) 요격탄도 약 1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방공망 다변화 움직임
요격탄 소모 문제는 이전 분쟁에서도 지적돼 왔다. 지난 2024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에도 연합 방공망이 가동돼 다수의 위협을 차단했지만, 동시에 요격탄 소모 문제도 부각됐다. 앞서 2022년 예멘 후티 반군의 UAE 미사일 공격 역시 패트리엇 요격으로 대응했지만, 방공 전력의 비용과 지속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 같은 양상은 각국의 방공체계 도입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저고도부터 고고도까지 대응할 수 있는 통합 방공체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탄도미사일과 드론, 순항미사일 위협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특정 체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여러 방공을 통한 다층 방공망을 함께 구축하려는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CSIS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미사일과 드론 위협이 상시화될수록 단일 체계 중심 방어보다 여러 방공 수단을 연동한 다층 방공망이 더욱 효과적인 대응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동과 유럽에서는 기존 주력 방공체계에 더해 다른 방공 수단을 병행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방공망의 선택과 조합이 전력의 질을 좌우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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