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SMR '600조' 시장 잡아라" 2026 에너지 패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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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SMR '600조' 시장 잡아라" 2026 에너지 패권 전쟁

뉴스락 2026-03-03 11:52: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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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AI 데이터센터발 전력난이 심화되면서 소형모듈원자로(SMR)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이 24시간 필요한 첨단 산업의 특성상 무탄소 기저 전원으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받으며, 글로벌 에너지 패권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이다.

시장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035년까지 글로벌 소형모듈원자로 시장이 약 600조 원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하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유망 원전 설계 기업에 대한 선제적인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핵심 기술 공동 개발과 발전소 운영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단순 시공과 하드웨어 납품이라는 과거의 하청 방정식에서 탈피해 소형모듈원자로 생태계 전반의 주도권을 통째로 쥐겠다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뉴스락>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각양각색 소형모듈원자로 생존 전략을 분석하고, 장밋빛 전망 이면에 숨겨진 벤처 파산 리스크 등 글로벌 패권 전쟁의 명암을 심층 진단한다.

SMR '600조' 시장 잡아라... 재계, 에너지 패권 전쟁. AI 이미지 생성 [뉴스락]
SMR '600조' 시장 잡아라... 재계, 에너지 패권 전쟁. AI 이미지 생성 [뉴스락]

육상·해상 에너지 영토 확장... 원천기술부터 운영권까지 노린다

주요 그룹별 SMR 시장 선점 전략. 사진 AI 이미지 생성 [뉴스락] 
주요 그룹별 SMR 시장 선점 전략. 사진 AI 이미지 생성 [뉴스락]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며 본격적인 에너지 패권 전쟁에 돌입했다.

주요 4대 그룹이 밸류체인 장악을 위해 해외 벤처기업에 선제적으로 쏟아부은 지분 투자액만 약 5000억 원에 달한다. 과거 대형 원전 시대에 미국 등 해외 원천기술 기업의 도면을 받아 하청 시공에 머물렀던 한계를 극복하고 생태계 최상단으로 직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SK그룹(회장 최태원)은 최태원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가장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TerraPower)에 약 3000억 원을 공동 투자해 단숨에 2대 주주에 올랐다.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SFR)는 냉각재로 물이 아닌 액체 나트륨을 사용해 고유 안전성과 열효율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혁신 기술로 평가받는다.

SK는 이 투자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SMR 상용화 사업 주도권을 독점적으로 확보했다. 최근에는 보유 지분 중 4000만 달러 규모를 한국수력원자력에 양도하며, 민간 기업의 자본력과 공기업의 원전 운영 노하우가 결합한 '국가적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GS그룹(회장 허태수) 역시 에너지 전문 계열사인 GS에너지를 앞세워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GS에너지는 세계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받은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에 주주로 합류하며 단순 시공 및 기자재 공급을 넘어선 '발전소 운영 사업자'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기존 정유와 가스 중심의 화석연료 사업 구조를 무탄소 에너지로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체질 개선의 일환이다.

특히 GS에너지는 두산에너빌리티 및 삼성물산과 손잡고 부지 개발부터 시공, 주기기 납품, 운영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이른바 '턴키 수익 모델'을 추진하며 글로벌 수주전에서 막강한 파급력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그룹(회장 이재용)은 육상과 해상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방위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에 1000억 원 이상을 지분 투자하며 글로벌 원전 프로젝트의 핵심 공동 개발자로 나섰다. 미국 내 발전소 건설뿐만 아니라 루마니아 등 동유럽 프로젝트에서 기본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며 글로벌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와 동시에 삼성중공업은 덴마크 용융염원자로(MSR) 개발사인 시보그(Seaborg)와 파트너십을 맺고 해상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육상 시장은 삼성물산이 주도하고, 바다 위 거대한 에너지 시장은 삼성중공업이 장악한다는 그룹 차원의 거대한 청사진이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그룹(회장 정기선)은 세계 1위 조선업의 압도적인 인프라를 무기로 해상 원자력 패권 장악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테라파워 지분 투자에 이어 영국 원자력 발전 기업인 코어파워와 공동 개발 협정을 체결했다. 육상 원전의 고질적인 문제인 부지 확보와 지역 주민 수용성 문제를 바다 위에서 원천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 도크에서 원자로 모듈을 대량 생산해 전력망이 부족한 도서 국가나 해안가 대규모 산업단지에 수출하는 '바다 위 원전 공장' 모델은 기존 전력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발전용 넘어선 틈새시장 공략... 국산화 밸류체인 구축 '총력전'

주요 기업별 SMR 전략. 사진 AI이미지 생성 [뉴스락]

발전용 전력망에 집중하는 그룹들과 달리 산업 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을 노리며 틈새시장을 파고든 기업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DL이앤씨(대표 박상신)는 일반적인 전력 생산이 아닌 '산업용 열원 공급'이라는 비발전 부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DL이앤씨는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에 약 250억 원을 투자하며 4세대 고온가스로(HTGR) 기술을 확보했다.

이 기술은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900도 이상의 초고열을 활용해 기존 석유화학 플랜트 공정에 필수적인 스팀 열원을 공급하고, 나아가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해준다.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의 강자인 DL이앤씨가 자신들의 주력 사업과 SMR을 결합해 새로운 산업용 에너지 공급 솔루션 1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적 배팅이다.

대우건설(대표 김보현)은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순수 국내 기술 기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모으고 있다.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등 주요 공기업들과 연달아 업무협약을 맺고 원자로 설계부터 시공, 운영, 유지보수, 해체까지 원전 산업 전 주기에 걸친 완벽한 독자 협력체계를 완성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천문학적인 달러를 들여 미국 벤처기업들의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릴 때,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 및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주도하는 한국형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 국책과제에 적극 참여하며 토종 원전 생태계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체코 대형 원전 수주를 발판 삼아 유럽 시장에서 한국형 모델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이를 독자적인 SMR 수출로 직결시킨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1위 '주기기 파운드리(위탁생산)'를 노리는 두산에너빌리티(대표 박지원)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도 짚어봐야 할 핵심 관전 포인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 등 다수의 글로벌 설계 선도 기업들과 주기기 공급 계약을 연달아 맺으며 독보적인 원전 단조 및 정밀 제작 역량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초 창원 본사에 국내 최초로 SMR 전용 공장 건설의 첫 삽을 뜨며, 2030년까지 SMR 핵심 모듈 60기 이상을 적기 수주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핵심 설계 원천 기술을 해외가 쥐고 있어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일각의 한계론도 공존하지만,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과 납기 준수 능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핵심 하드웨어 독점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벤처 파산 리스크가 던진 경고장... 맹목적 투자 넘어 '팀 코리아' 공조 시급

재계의 발 빠른 선제 투자가 연일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이면에는 뼈아픈 현실의 경고장도 도사리고 있다.

설계 원천기술을 가진 해외 벤처기업 주도의 투자가 지닌 치명적인 재무 리스크가 국내 대기업의 대규모 실질적 손실로 이어진 첫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8월 현대엔지니어링(대표 주우정)은 미국 초소형모듈원전(MMR) 전문기업인 USNC(Ultra Safety Nuclear Corporation)에 당시 환율 기준 약 393억 원(3000만 달러)을 지분 투자하며 글로벌 시공 독점권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를 바탕으로 캐나다 초크리버 원자력연구소 부지에 세계 최초 4세대 초소형 실증 플랜트를 건설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2024년 10월 자금난에 시달리던 파트너사 USNC가 미국 법원에 챕터11 파산보호를 전격 신청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미국 파산법 절차상 주주의 권리가 채권자 변제 순위에서 가장 후순위로 밀리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투자는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USNC에 대한 최초 취득금액 392억 8800만 원은 2024년 당기 중 전액 손상차손으로 반영돼 기말 장부가액이 '0원'으로 전액 상각됐다.

핵심 파트너사의 붕괴로 인해 야심 차게 추진했던 캐나다 초크리버 실증 사업은 물론 글로벌 상용화 청사진 전체가 기약 없이 좌초된 것이다.

이러한 뼈아픈 실패 사례는 전 세계 SMR 시장 전반에 불어닥친 비용 상승과 실증 지연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아무리 뛰어난 4세대 원자로 기술이라 할지라도, 까다로운 규제 당국의 인허가를 통과하기 위한 막대한 자본력과 고공 행진하는 원자재 및 건설 단가를 견디지 못하면 벤처 설계 기업들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문제는 이들에게 거액의 지분을 투자한 한국 대기업들에게 그 재무적 타격과 사업 리스크가 고스란히 전이된다는 점이다.

무작정 해외 유망 기업의 지분을 선점하려는 맹목적인 줄서기식 투자를 철저히 경계하고, 해당 기업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재무 건전성을 냉정하게 따져보는 고강도 옥석 가리기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결국 대한민국 주력산업의 근본적인 에너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들의 각자도생식 지분 투자를 넘어 국가적 차원의 결속력 있는 대응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해외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제휴가 불가피하겠지만 최종 해답은 원전 기술의 완전한 자립에 있기 때문이다. 

정동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한국의 원전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기술종속성을 제거해야 한다"며 "공기업이 주계약자가 되고 민간이 하도급으로 참여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공기업이 조인트 벤처 형태로 참여하는 '진정한 팀 코리아' 모델로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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